[인터뷰①] 문세윤 “김준현, ‘먹방 조기교육 잘 되어있더라”

입력 2016-05-10 16: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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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세윤 “김준현, ‘먹방 조기교육 잘 되어있더라”

사회에 나가보면 본인의 전공을 살려 돈을 버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게 된다. 많은 직장에 응시자의 적성이나 특기를 묻지만 이를 살려 업무가 주어지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개그맨 문세윤은 이런 면에서 볼 때 복을 받은 인물이다. 본인의 전공이자 특기이며 취미인 ‘먹는 행위’로 돈을 벌고 그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공개 코미디’로 희극인으로서 정체성을 지켜나가기 때문.

“2012년 5월에 공익근무요원 소집해제가 끝난 후 2년 동안 사실 많이 헤멨어요. 나름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을 경험했었는데도 ’코미디 빅리그‘에 적응이 되질 않는 거에요. 감각이 떨어졌다는 생각도 들고 관객들 앞에서 울렁증도 생기더라고요. 정말 그만둬야 하나라는 갈등도 많았죠. 그래도 끝까지 참고 요즘 흐름을 조금씩 알게 되니까 일이 풀리기 시작하더라고요. 그 즈음에 ’맛있는 녀석들‘로부터 섭외 제안이 왔죠.”


문세윤이 출연하는 코미디 TV의 ‘맛있는 녀석들’은 이 채널이 배출한 최고의프로그램으로 평가할 만하다. 본방송 시청률이 나날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김준현, 유민상, 문세윤, 김민경 등의 가식 없는 ‘먹방’에 인터넷 상에서도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콘셉트가 정말 웃기더라고요. 양으로나 질로나 먹는 걸로는 절대 뒤지지 않는데다가 그걸 또 몸으로 다 드러내는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를 또 먹으러 간다는 게 정말 재밌었어요, 처음에 들어갈 때 나머지 셋은 개콘 출신이고, 저 혼자 코빅이라서 어울리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첫 촬영 이후 5분쯤 지나니까 금방 친해지더라고요.”

각 방송사 대표 거구들의 만남을 성사시킨 ‘맛있는 녀석들’. 그렇다면 이 프로그램의 멤버인 문세윤이 본 최고의 먹방 개그맨은 누구일까.

“사실 다들 먹는 양을 따지면 누구 하나 떨어지는 사람은 없어요. 심지어 여자인 김민경도 정말 잘 먹으니까. 하지만 그 중에 가장 잘 먹는 사람을 꼽으라면 역시 김준현이죠. 그 사람은 진짜 요리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어요. 어릴 때부터 다양한 음식을 많이 먹고 자랐다고 해요.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들도 거리낌 없이 먹던데요? ‘먹방’에 대한 조기교육이 잘 되어 있는 거죠.”


비록 겉으로 보기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돈도 버는 ‘일석이조’ 같지만 이들에게도 고민은 있다. 본인의 건강과 개그맨으로서의 캐릭터 중 무엇을 우위에 둘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예전에는 저도 그런 걱정을 많이 했죠. 주변에서도 그런 말을 많이 해요. 뚱뚱한 애들은 그런 말을 정말 많이 듣거든요. 저도 솔직히 쫄티도 입고 싶고 근육도 만들어 보고 싶을 때도 있는데 가만히 보면 제가 게을러서 그런 것 같아요. 사실 분명히 캐릭터도 잃지 않고 건강도 지키는 적정 체중이 존재하긴 한데도 말이죠.”

문세윤은 넉넉한 풍채만큼이나 마음도 매우 여유로웠다. ‘코빅’ 초창기 시절 느꼈다는 울렁증이나 감이 떨어진 것 같다는 자격지심도 모두 덜어낸 그는 전보다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인생 레이스를 준비 중이다.

“요즘 주변에서 보여주시는 반응을 보면 정말 행복해요. 하지만 이 기회를 계기로 ‘예능 MC가 되어야지’, ‘스타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아요. 제 꿈은 나이들 때까지 코미디를 하다가 은퇴하는 거예요. 큰 욕심 부리지 않고 단순하고 소소하게 살고 싶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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