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기획] A.로드 등번호 숫자 1에 주사기 그려 야유

입력 2016-05-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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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크레이그 킴브럴은 애틀랜타에서 뛰었던 2014년 원정경기 때마다 상대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단체로 백스톱 뒤편에서 독수리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투구 준비자세를 따라하며 조롱했었다. 그러나 투구를 시작하면 경기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모든 팬들이 자리에 앉았다. 사진출처|CNBC 화면 캡처

■ 야구장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인가

ML 팬들의 은유적인 조롱 사례

킴브럴 투구 준비자세 상대팬들 흉내
투구 시작하면 그쳐 경기방해 최소화


야구장을 찾는 팬들의 성향은 가지각색이다. 그러다 보니 상황에 따라 돌발행동을 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몇몇 팬은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선수를 조롱하거나 비난한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ML)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이 존재한다.

ML 전문가인 송재우 해설위원은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선수,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뒤 돈을 좇아 친정팀을 떠난 선수가 주된 타깃이다”며 “ML에서는 팬들의 은유적인 비난과 조롱이 많다. 경기를 방해하거나 다른 관중을 위협하는 요소가 없다면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욕설은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뉴욕 양키스 알렉스 로드리게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대표적인 사례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와 크레이그 킴브럴(보스턴)이다. 로드리게스는 2013년 8월6일 시카고 화이트삭스 원정에서 홍역을 치렀다.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소속팀인 양키스 팬들도 그의 약물 복용을 비꼰 ‘A-로이드(알렉스+스테로이드)’라는 문구와 그의 등번호인 13번의 숫자 1에 주사기 모양을 그려 넣은 플래카드를 들고 야유를 보냈다. 시애틀에서 텍사스로 이적한 2001년에는 친정팀인 시애틀 팬들이 가짜 지폐를 만들어 경기장에 뿌리기도 했다. 당시 로드리게스는 북미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인 10년 2억5200만 달러를 받고 친정팀을 떠났다.

킴브럴은 원정경기를 치를 때면 마치 독수리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투구 준비자세 때문에 팬들의 조롱을 받았다. 백스톱 뒤편에 자리 잡은 상대팀 팬들이 단체로 킴브럴의 준비자세를 흉내낸 것이다. 그러나 투구를 시작하면 팬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자리에 앉는다. 경기에 지장을 줘선 안 된다는 의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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