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창구 조교사의 새 도전…“다음은 대상경주 우승”

입력 2016-05-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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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기수 출신의 우창구 조교사가 데뷔 8년 만에 200승 고지에 올랐다. 우 조교사는 “애마인 ‘해마루’가 대통령배와 더비무대에서 우승하는 게 올해의 꿈”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770승 스타기수, 200승 조교사 되다

외국연수·서적 탐독 통해 ‘제2의 삶’ 집중
“‘와츠빌리지’ 떠난 후 ‘해마루’ 가장 애착”


“경주 당일 ‘디바인시크’의 컨디션이 좋긴 했지만 경쟁자들이 워낙 쟁쟁해 우승을 할 것이라곤 생각을 못했는데 이렇게 우승해 기쁘다. 김철호 기수가 잘해준 덕분에 큰 선물을 받았다.”

렛츠런파크 서울의 우창구 조교사(53)가 200승 고지에 올라섰다. 우 조교사는 지난 14일 열린 2등급 1700M 경주에서 ‘디바인시크’(미국, 수, 5세)’를 출전시켜 영화 같은 추입력으로 역전승 해 대망의 200승을 거머쥐었다.

우창구 조교사는 기수출신이다. 통산 6845번 경주에 출전하여 770승을 기록한 스타 기수 였다. 1984년 기수로 데뷔, 조교사로의 전향을 위해 기수를 은퇴하기까지 그랑프리(GⅠ)와, 대통령배(GⅠ), 뚝섬배(GⅢ) 등을 포함해 총 15번의 대상경주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조교사로 첫발은 내딛은 건 지난 2008년. 조교사면허를 취득한지 1년만이다. 조교사로 전업한 것은 체력적 부담 때문이기도 했지만 새로움에 대한 도전정신이 큰 몫을 했다.

“기수로서 어느 정도 성적을 이루고 나니 조교사로서의 새로운 삶, 새로운 도전의식이 싹텄다. 조교사 데뷔를 위해 외국연수는 물론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탐독하고, 여러 선배 조교사들로부터 지식을 습득했다.”

우 조교사가 요즘 가장 애착을 보이는 애마는 ‘해마루’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겠지만 ‘해마루’는 여러모로 애착이 간다고 했다. 지난 3월 ‘서울마주협회장배’ 대상경주에서 생애 첫 대상경주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헤럴드경제배’ 대상경주에서도 우승해 서울 최강 국산마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와츠빌리지’가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이 심했는데, ‘해마루’가 올해 뛰어난 능력을 보이며 연이어 좋은 소식을 전해줬다. 또한 마방에도 활력을 심어줘 여러모로 애착이 많이 간다. 이따금씩 ‘와츠빌리지’의 모습이 떠오르지만 ‘와츠빌리지’에게 줬던 애정을 다른 경주마들에게 주고자 노력 중이다.”

사실 우 조교사는 과거 ‘와츠빌리지’로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었다. ‘와츠빌리지’는 2012년 데뷔한 이래 총 19번 출전하여 우승과 준우승을 13회 달성한 명마. 특히 1400M 이하 중단거리 경주에 11번 출전, 우승 6회, 준우승 4회를 기록한 단거리 최강 스프린터이기도 했다. 2013년에는 첫 번째 국제경주였던 ‘한일 경주마 교류경주’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같은 해 일본에서 열린 리턴매치에서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한국경마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질병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지만, 아직도 많은 경마팬들의 뇌리에는 ‘와츠빌리지’의 당당한 주행모습이 남아있다.

이제 그는 ‘와츠빌리지’는 잊으려고 한다. 아니 잊었다. ‘해마루’로 다시 그의 꿈을 펼치려 한다. 우 조교사는 찰떡궁합 최범현 기수에 대해서도 한마디 거들었다.

“최범현 기수는 해마루와 호흡을 많이 맞추다보니 해마루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기수다. 한때 문세영 기수에 비견될 만큼 실력이 좋은 기수인데, 요즘 기승횟수가 줄어들다보니 다소 침체된 분위기가 있는 건 사실이다. 충분한 기회가 찾아온다면 제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있는 기수인 걸 잘 알기에, 올해 더 많은 기승기회를 주려고 한다.”

올해 우창구 조교사의 목표는 뭘까. 그는 주저 없이 ‘안전’과 ‘대상경주 우승’이라고 말했다.

“말이나 관리사들 모두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한해를 보내는 게 제일 큰 목표다. 물론 ‘해마루’가 대통령배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또한 ‘코리안더비’와 같은 더비무대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려보고 싶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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