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리의 칸&피플] ‘아가씨’와 ‘곡성’, 칸 경쟁과 비경쟁 차이는?

입력 2016-05-2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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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산행’의 한 장면-영화 ‘아가씨’의 한 장면-영화 ‘곡성’의 한 장면(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NEW·폭스인터내셔널프로덕션·모호필름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한국영화 ‘부산행’과 ‘’아가씨‘ 그리고 ’곡성‘이 빠짐없이 화제작으로 인정받았다.

세 편 모두 공식부문에 초청된 영향이 결정적이다. 거의 매일 영화제 공식 소식지인 스크린데일리는 한국영화와 감독에 관한 소식을 실었다.

특히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와 나홍진 감독의 ‘곡성’은 칸은 물론 유럽과 북미, 아시아 영화계의 시선까지 집중시켰다.

‘아가씨’와 ‘곡성’은 각각 경쟁부문과 비경쟁 부문으로 나뉘어 칸에 초대됐다.

경쟁부문과 비경쟁 부문을 가르는 기준은 ‘복잡’하면서도 ‘치열’하다. 칸은 영화 선정에 있어 어느 영화제보다 까다롭고 치밀하다.


● 경쟁부문…칸 국제영화제 꿈꾸는 감독들의 ‘로망’

올해 경쟁부문(Competition)에서 상영한 영화는 총 21편.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도 있지만 유독 거장 감독의 영화부터 칸이 ‘사랑’하는 젊은 감독의 영화들이 대거 초청됐다.

켄 로치의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와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줄리에타’, 짐 자무시의 ‘패터슨’ 등이 거장의 신작으로 꼽힌다. 동시에 자비에 돌런의 ‘단지 세상의 끝’ 등 쟁쟁한 작품이 여럿 포함됐다.

사실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면 누구나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을 원한다.

특히 한국영화와 그 감독들이 칸 국제영화제에 가진 마음은 각별하다.

꼭 경쟁부문이 아니더라도 또 다른 공식 부문은 물론 비공식 부문에 두루 도전한다.

때문에 국내 영화계에서는 “2~3월에 작품을 완성한 거의 모든 한국영화는 칸에 출품한다고 보면 된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원한다고 모두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아니다.

그동안 칸 국제영화제에서 성과를 내온 감독들의 새 영화에 우선 관심을 둔다.

경쟁부문 진출작 가운데 유독 칸에 ‘단골’로 초대받는 감독이 많은 이유다.

‘언노운 걸’로 경쟁부문에 초청된 벨기에의 다르덴 형제 감독은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 받은 인물들. 뿐만 아니라 만드는 영화마다 거의 전부 경쟁부문에 초청받았다.

자비에 돌런 감독도 마찬가지다. 2014년 ‘마미’로 심사위원상을 받았고 올해 다시 칸의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박찬욱 감독 역시 칸 국제영화제 진출작이 확정되지 않았을 때부터 ‘경쟁부문 초청’이 유력시됐다. 앞서 ‘올드보이’와 ‘박쥐’가 칸에서 수상한 경력이 그 배경으로 설명되고 있다.

경쟁부문 상영작은 그 자체로 치열한 경쟁을 뚫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좋은 영화를 많이 초청하려는 영화제 입장에서는 ‘아쉽게’ 경쟁부문에 넣지 못한 작품도 있는 법. 이들을 모아 ‘주목할 만한 부문’(Un Certain Regard)에 초대하기도 한다.


● 비경쟁 부문…할리우드 친화적인 이유

올해 비경쟁 부문(Out of Competition)에는 9편의 영화가 포함됐다.

나홍진 감독의 ‘곡성’도 이 부문이다. 또 미드나잇 스크링에 초청된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 역시 넓게 보면 비경쟁 부문에 함께 속한다.

칸 국제영화제는 온전히 작품성으로 경쟁부문을 선정한다면 비경쟁 부문 진출작을 결정하는 과정에는 여러 상황과 환경이 고려된다.

간단히 설명하면 ‘대중친화적’인 동시에 ‘각 영화의 프로모션 상황’을 고려하는 일종의 ‘윈윈’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 가운데는 유독 할리우드 작품이 많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BFG’를 비롯해 조디 포스터가 연출하고 조니 클루니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머니 몬스터’, 러셀 클로우와 라이언 고슬링이 주연한 ‘나이스 가이즈’ 등이다.

이들 영화가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상영하는 ‘시간’에도 여러 계산이 깔려 있다.

‘머니 몬스터’와 ‘BFG’는 나란히 현지 시간으로 오후 7시~7시30분 사이에 상영됐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주목도가 높은 시간대에 배치된 셈이다.

이에 맞춰 각 영화의 주인공인 할리우드 스타들이 화려한 레드카펫을 밟으면, 칸 국제영화제를 둘러싼 화제성은 증폭된다.

물론 칸 국제영화제를 찾는 할리우드 상업영화들이 얻는 효과도 있다. 칸에서 영화를 처음 공개함으로써 누릴 수 있는 프로모션 효과를 향한 기대다.

‘곡성’ 역시 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프랑스 개봉이 확정된 영화를 칸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프랑스 유력 매체로부터 크게 주목받는다. 나홍진 감독과 배우들은 19일 밤부터 20일 오전까지 프랑스 매체와 인터뷰를 소화했다.

칸(프랑스)|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a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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