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아웃 이후가 더 무서운 두산

입력 2016-05-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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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사 후 167득점·타율 0.328 ‘압도적 1위’
시즌 60홈런 중 25개 폭발 ‘집중력 최고’


‘9회말 2아웃부터’라는 말처럼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긴 시점에서도 방심할 수 없는 것이 야구다. 이는 선두 두산을 상대하는 팀이라면 반드시 되새겨야 할 말이다. 두산은 2사(死) 후 공격에서 월등한 집중력으로 상대의 빈틈을 끝까지 놓치지 않았다.

30일까지 두산의 2사 후 타격지표를 살펴보자. 두산이 2사 후에 올린 득점은 167점(전체 1위)으로, 전체 팀득점(320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2사 후 타율 역시 0.328로 전체 1위다. 다른 팀들과 비교하면 그 격차를 실감할 수 있다. 2사 후 득점 2위 한화는 두산에 30점 이상 뒤진 135점이고, 2사 후 타율 2위 삼성은 3푼 가량 낮은 0.297다.

더 놀라운 기록은 홈런이다. 두산은 올 시즌 총 60홈런 가운데 25개를 2사 후에 기록했다. 전체 40%가 넘는 대포를 2사 후에 터뜨리며 상대투수들을 괴롭힌 것이다. 같은 조건에서 20홈런을 넘긴 팀은 두산이 유일하다.


이는 중심타자들이 제 역할을 해줬기에 가능한 기록이다. 민병헌과 오재일, 김재환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긴 시점에 홈런 6방씩을 나란히 쏘아 올렸다. NC 에릭 테임즈와 함께 부문 공동 1위. 오재일의 경우 개인 7홈런 중 6개를 2사 후에 날릴 정도로 집중력이 높았다. 타율에선 규정타석을 넘긴 선수들 중 민병헌(0.397)과 김재환, 오재원(이상 0.357)의 활약이 돋보였다.

두산의 끈질긴 집중력은 최근 5연승 기간 중에 잘 나타났다. 24일 잠실 kt전부터 28일 잠실 LG전까지 뽑은 35점 중 18점이 2사 후에 나왔다. 특히 27∼28일 LG를 상대로 한 2연승에선 8명의 주자들이 모두 2사 후에 홈을 밟았다. 안경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아웃카운트에 상관없이 내 몫은 내가 해낸다는 의지가 두산의 전통적인 팀 분위기”라며 “최근엔 경쟁도 심해졌기 때문에 집중력 있는 모습이 더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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