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EXID, 20분만에 빛 바랜 4년 걸린 공든 탑

입력 2016-06-01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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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D,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그룹 EXID(솔지, 하니, LE, 혜린, 정화)가 과욕이 부른 지각으로 인해 4년 만의 첫 정규앨범 쇼케이스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EXID는 6월 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첫 정규앨범 'STREET'의 발매기념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컴백 활동에 돌입했다.

데뷔 4년 만에 발매하는 첫 정규앨범을 최초로 선보이는 뜻 깊은 쇼케이스 자리였지만, EXID가 이날 가장 먼저 꺼낸 말은 다름아닌 "죄송합니다"였다.

당초 이날 쇼케이스의 시작시간은 오전 11시로 예정돼 있었지만 약 20여분간 지연됐고, 그 이유는 황당하게도 이날의 주인공인 EXID가 현장에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날 진행을 맡은 홍규는 "EXID가 MBC뮤직 '쇼! 챔피언' 녹화가 늦어져 현장 도착이 늦어지고 있다. 너그럽게 양해해달라"라고 해명했다.

이후 EXID는 11시 15분 쯤 현장에 도착했고 11시 19분 쇼케이스가 시작됐지만 EXID의 멤버들은 "정말 죄송하다"라는 사과의 말로 4년만의 첫 정규앨범의 활동을 시작해야했다.

또 급한 마음에 진행된 무대는 동선과 음향 등에서 사소한 실수가 이어지기도 했다.

물론 20여분의 지각이 쇼케이스에 큰 지장을 초래한 것도 아니고, 어떤 이는 지각 자체를 '바쁜데 그럴수도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다. 다만 EXID의 지각은 분노나 짜증이 아니라 '황당한 해프닝'이라는 건 부인하기 힘들다.

실제 근 수 년간 모든 쇼케이스를 통틀어도 자신의 쇼케이스에 지각을 한 가수는 EXID가 유일하다. 쇼케이스라는 것은 새로운 걸음을 시작하는 자리이자 온전히 자신들만을 위한 무대이기 때문에 쇼케이스를 진행하는 가수들은 대부분 현장에서 리허설을 진행하며 사전에 대기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이번 EXID의 지각은 마치 집들이에 초대를 해놓고 주인이 오지 않고, 결혼식에 신부가 도착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이들이 내놓은 해명인 음악방송 녹화도 황당하긴 마찬가지다. 며칠 전부터 쇼케이스의 개최를 공지해 둔 상황에서 굳이 음악방송의 일정을 함께 잡은 것부터가 납득을 하기 힘들며, 도저히 빠지기 힘든 상황이었다면 오전에 사전녹화가 진행되는 걸 고려해 쇼케이스의 진행 시간을 오후로 해야 것이 맞기 때문이다.

즉 이번 지각사태는 과도한 욕심이 초래한 황당한 해프닝인 셈이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4년만에 첫 정규앨범을 발매한 EXID인 만큼 그냥 웃으며 너그럽게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축하를 받고 기뻐했어야 할 날을 "죄송합니다"로 시작해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라고 마쳐야 했다는 점은 어딘가 아쉬움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이날 정화는 "첫 정규앨범까지 우여곡절이 많았고, 우리 스스로 '정규를 낼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 정규 앨범이 현실이 됐다.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자신들의 첫 정규앨범에 대한 남다른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4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탄생한 첫 정규앨범의 기쁨은 과욕이 부른 20분의 지각으로 빛이 바래고 말았다.

EXID,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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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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