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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민을 다시 1번타자로 세운 그날의 다짐

입력 2016-06-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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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허경민. 스포츠동아DB

두산 허경민. 스포츠동아DB

“에이, 이거 장난이죠?”

두산 허경민(26)은 5월31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선발라인업이 적힌 덕아웃 게시판을 보며 놀랐다. 자신의 이름이 맨 꼭대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허경민의 1번타자 선발출장은 4월28일 이후 33일만의 일. 전날까지 48경기 타율 0.265로 부진했던 그가 한 달 만에 다시 선두타자로 복귀할 수 있었던 데는 그의 다짐과 반성이 크게 작용했다.

NC전에 앞서 허경민을 만난 건 지난달 27일 잠실 LG전을 마친 뒤였다. 그는 그날 2안타로 2경기 내리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상대투수 류제국의 공을 결대로 밀어쳐 타격감을 조금 끌어올린 듯한 모습이었다. 허경민은 소감 대신 그간의 마음고생을 전했다. 그는 “22일 롯데전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동안 투수의 공을 지켜보기보단 안타를 쳐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던 데다가 몸에 힘이 들어가서 땅볼 타구가 많았다”고 말했다.

반성도 이어졌다. 허경민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성적(PS 최다안타 신기록)이 자꾸 마음에 걸린 탓인지 올 시즌에 욕심이 많았던 것을 버스 안에서 반성했다”며 속내를 전했다. 타격감이 나아진 듯하다는 질문엔 “박철우 타격코치님께서 정신적으로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 주신 게 도움이 됐다”며 “박 코치님이 진흥고 감독으로 계실 때부터 광주에서 운동하던 저를 지켜보셔서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고 덧붙였다.

허경민의 다짐이 통해서였을까. 그는 사직 원정 이후 잠실 6연전에서 3루타 2개와 2루타 1개를 포함해 8안타 6타점을 몰아쳐 타율을 끌어올렸다. 선두타자로 나선 5월31일과 1일 NC전에선 이틀 연속 안타를 기록해 제몫을 다했다.

마산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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