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시카 “늘 ‘멋진 여자’ 제시카로 기억되고 싶어요”

입력 2016-06-02 16: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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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삶을 책으로 본다면 총 10챕터 중 4번째 정도 온 것 같아요. 앞으로 제 자신의 모습이 더욱 기대돼요. 다음 목표는 제시카라는 이름으로 단독 공연을 열고 싶어요. 그러려면 미니 앨범을 하나 더 내야겠죠. 다음 앨범을 위한 음악작업도 계속 하고 있어요.”

오랜만에 대중 앞에 선 제시카의 모습은 변함없었다. 씩씩하고 당당하면서도 특유의 솔직한 발언으로 인터뷰 현장을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제시카는 데뷔 9년 만에 첫 솔로앨범을 발매하며 소녀시대 제시카가 아닌 솔로가수 제시카로 돌아왔다.

첫 솔로 앨범 타이틀곡 ‘Fly’는 제시카가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미국의 유명 래퍼‘Fabolous(패볼러스)’가 피처링, 그래미 어워즈 수상 경력이 있는 실력파 프로듀서 ‘Kmack(케이맥)’이 제시카와 공동 프로듀싱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1년이란 기간 동안 정말 오래 준비했어요. 막상 앨범 발매가 되니 설레면서도 긴장됐어요. 아무래도 처음 솔로로 나오는 거니까요. 이번에 ‘내 색깔을 많이 담아 보자’는 마음에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요. 지금 제 나이 때 여자로서 느끼는 감정들이나, 팬들에게 하고픈 얘기를 담았어요.”

제시카는 음원 발매 직후 8개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앨범 초도 물량 7만 장이 완판 됐을 뿐만 아니라 해외 아이튠즈 메인 음반 차트에서도 1위를 기록하며 올해 발매된 여성 솔로가수 중 최고의 앨범 판매량까지 달성했다.

“앨범을 처음 받았을 때 아기가 나온 기분이었어요. 하나씩 다 뜯어볼 정도로 소중하더라고요. 앨범 디자인도 다양하게 생각했어요. 데뷔 때부터 봐온 팬들에게 선물, 택배가 도착한 느낌을 주고 싶단 생각도 했죠. 앨범명 ‘With love, J’는 데뷔 때부터 편지 말미에 항상 써온 문구라서 더 소중해요.”

제시카는 특별한 방송 활동 없이도 지상파 1위 후보에 오르며 이례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다시는 안할 수도 있던 음악활동을 다시하게 된 계기는 바로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가수를 하게 될 줄 몰랐어요. 팬들의 응원이 아니었다면 오늘 같은 날은 없었겠죠. 계속 노래를 불러달라며 응원해주는 팬들 덕택에 용기를 되찾았어요. 팬들이 내게 뭘 원하는지, 뭘 듣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작업을 시작한 것 같아요. 결국 팬들이 듣고 싶어 하는 노래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앨범을 준비했어요.”


특히 이번 앨범은 ‘소녀시대’라는 타이틀을 떼고 나온 첫 앨범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제시카는 소녀시대 탈퇴 이후 자신을 향한 각종 오해와 루머 속에서도 당당하게 돌아왔다.

“평소 인생을 한 장씩 넘기는 책에 비유해요. 탈퇴 당시 저는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 새로운 이야기를 써야할 때죠. 소녀시대는 제게 중요하고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기까지 소녀시대는 없어선 안 될 존재였어요.”

이처럼 제시카는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의 음악 인생에 있어 새로운 장을 열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소녀시대 멤버였던 티파니가 솔로로 데뷔했다. 이에 대해서도 제시카는 솔직한 답변을 내놓았다.

“소식을 들었을 때 ‘왜? 하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웃음) 하지만 오히려 좋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티파니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는데 정말 멋있더라고요. 저와는 다른 음악과 비주얼이라 보는 사람 입장에선 재밌을 것 같더군요. 음원 성적을 떠나 앞으로도 서로 멋있게 활동하면 좋겠어요.”


솔로 활동을 준비하면서 모든 과정이 술술 풀린 것만은 아니었다. 소녀시대라는 큰 타이틀을 벗고 솔로로 나선 제시카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 9명이 하던 일을 홀로 소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모든 걸 제가 다 해야 된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어요. 예전엔 인터뷰를 할 때도 파트를 나눌 수 있었잖아요. 근데 지금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신경 써야 해서 그게 조금 낯설어요. 반면 좋은 점은 일 진행이 잘 된다는 거죠. 모든 스태프들이 제 생각이나 색깔을 존중해 주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작업물에 고스란히 묻어난 것 같아요.”

홀로 활동하는 것에 적응할수록 오히려 제시카 본연의 모습이 나왔다. 컴백 직전 라이브로 공개된 V앱에서 제시카는 소탈한 매력으로 많은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데뷔 때부터 줄곧 ‘얼음공주’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 제시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얼음공주’는 제가 생긴 게 이래서 그런 것 같아요. 어쨌든 ‘얼음공주’라도 공주는 공주잖아요. (웃음) 사실 다른 사람들한테는 쉽게 안 붙는 별명이더라고요. 과거에 비해 지금은 오픈마인드가 된 것 같아요. SNS도 활성화되면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당연해졌으니까요. 이제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시대가 왔나 봐요.”

제시카는 앞으로 꾸준한 음악활동뿐만 아니라 예능, 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다. 중국 영화 ‘나건풍광적소사교애정’를 촬영 중인 제시카는 해외활동도 병행하며 전 세계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제 인생의 챕터1은 학창시절, 챕터2는 연습생 시절인데 너무 길었죠. 연습생 기간만 7년이었으니까요. 챕터3는 화려했던 데뷔 후 모습이고, 챕터4는 솔로 가수로서 활동하는 구간이 되겠죠. 노력 안했다는 말 대신 제시카답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나이가 들어 지금을 되돌아봐도 ‘멋진 여자 제시카’로 기억되고 싶어요.“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코리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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