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양필라에 현혹된 ‘마리텔’, 유통기한 임박했나

입력 2016-06-02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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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생방송을 접목시킨 새로운 시도로 ‘복면가왕’와 함께 MBC의 2015년 최대 수확으로 꼽히던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심상치 않은 기운이 흐르고 있다.

‘마리텔’은 초창기 인터넷 생방송과 본방송을 따로 내보내는가 하면 누리꾼들의 채팅을 기발한 방식으로 녹여내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마리텔’은 모르모트 PD, 기미 작가, 장군 작가, 불상 아재 등 실제 제작진을 방송에 출연시켜 캐릭터를 만들거나 소위 ‘약을 빨고 만든’ 자막과 CG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최근 ‘마리텔’의 시청률이 수직 낙하 중이다. 지난 4월 2일 방송 전까지 겨우 7%대(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유지하던 ‘마리텔’은 이날 6.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후 3주 동안 6%대를 지키다가 4월 중순부터 4~5%대를 오가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과 28일 방송분은 각각 4.9%, 5.4%의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마리텔’의 파일럿 방송 당시 시청률인 6%, 5.6%보다도 낮은 수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마리텔’의 인터넷 방송 역시 그 규모가 작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백종원 출연 당시 최고 시청자수 12만명을 돌파하고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이 최하위를 기록했음에도 2만 5천명의 인터넷 생방송 시청자 수를 기록했던 때에 비하면 최근 2연승을 한 양정원이 2만 3천명의 시청자 밖에 끌어모으지 못한 것은 ‘마리텔’ 인터넷 생방송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식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그렇다면 한때 주말 밤 심야 시간대에도 8~10%대를 유지하던 ‘마리텔’이 이런 상황을 맞게 됐을까. 방송 관계자들은 우선 ‘마리텔’에 대적할 만한 동시간대 경쟁재가 나타난 것에 주목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그동안 ‘마리텔’은 해당 시간대에 그들을 위협할 만한 경쟁자를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KBS2 '배틀트립‘와 JTBC ’아는 형님‘ 등 경쟁자가 생겨나면서 ’마리텔‘의 시청률이 조금씩 하락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최근 온라인상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아는 형님’은 형님 학교 콘셉트로 포맷을 변경한 이후 꾸준한 시청률 상승을 일궈내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방송된 아이오아이 편에서는 자체 최고 시청률 2.209%(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을 기록했다.

또한 ‘배틀트립’ 역시 지난 28일 방송분에서 4.6%의 수치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마리텔’과 비교해도 고작 0.8%P 차다.


하지만 반드시 경쟁자가 나타나서 ‘마리텔’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방송 관계자는 “‘마리텔’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는 “초창기 ‘마리텔’에는 백종원이나 이은결, 김영만 같은 인물들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마리텔’에서 배출했다고 할만한 스타들이 없지 않느냐”면서 “출연자들의 부실하고 산만한 콘텐츠도 개선되어야 할 문제”라고 비판했다.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이 방송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때문에 하나의 예능이 2년 이상 인기를 끌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예능프로그램의 유통기한이 2년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큰 성공을 거둔 ‘마리텔’에게도 1년을 지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어쩌면 지금부터가 롱런으로 가는 진짜 승부라 할 수 있다.

애초에 ‘마리텔’은 “이런 방송이 되겠느냐”는 내부의 의심을 참신함으로 일축시켰던 프로그램이다. 부디 지금의 부진을 밑거름 삼아 ‘마리텔’이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사진제공│MBC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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