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 시절 흑인인원 향상위한 노력 기울여
NBA스타 르브론 제임스 “알리는 선구자”라고 추모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 리가 지난 4일(한국시간) 74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1984년부터 파킨슨병을 앓아온 그는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한 병원에서 생명보조 장치로 겨우 생명을 유지해 오다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에서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명언을 남긴 그는 선수시절 3차례에 걸쳐 헤비급 챔피언을 지냈으며 통산 56승(37KO) 5패를 기록했다. 특히 1974년 콩고민주공화국의 수도 킨샤샤에서 치른 조지 포먼(68)과의 세기의 대결은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명승부다.
알리는 스포츠팬들에게 복싱선수 이상의 존재였다. 그는 1960년대 흑인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베트남 전쟁 때는 징병을 거부해 챔피언 벨트를 박탈당해 3년5개월 간 자격정지를 당했지만 그는 “흑인 인권 보장을 해주지 않는 미국이 왜 전쟁에 나서는가”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1960년 로마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 후 식당에서 인종차별을 당하자 메달을 강에 던져버린 일화로도 유명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1996애틀란타올림픽 남자농구결승전 하프타임 때 알리에게 다시 금메달을 수여했으며 찰스 바클리, 스코티 피펜, 샤킬 오닐(이상 은퇴)등 미국농구대표팀선수들의 축하인사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알리는 종목의 경계를 넘어 흑인선수의 위상을 높인 영웅과도 같은 존재다. 1996년 남자농구 결승전에서 알리의 메달 수여식을 함께했던 피펜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알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알리와 같은 아메리칸 히어로는 다시 보지 못할 것 같다. 역사상 최고의 챔피언의 명복을 빈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미국프로농구(NBA) 슈퍼스타인 르브론 제임스(32·클리블랜드)는 미국스포츠전문채널인 ESPN과의 인터뷰에서 “어린시절 알리의 움직임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내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알리는 링 안에서보다 링 밖에서 더 위대한 사람이었음을 깨달았다. 알리는 오늘날 아프리칸-아메리칸이 이렇게 스포츠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영향을 미쳤다. 덕분에 우리는 자유를 누리고 있다. 흑인 인권을 위해 싸워준 분들 덕이다. 알리는 그 선구자였다”며 존경의 뜻을 나타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