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운명 걸린 로저스의 시즌 완주

입력 2016-06-06 14:3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스포츠동아DB

한화의 운명 걸린 로저스의 시즌 완주

에스밀 로저스(31)는 과연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한화의 선발 에이스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한화의 최근 상승세에는 팔꿈치 통증에서 돌아온 로저스의 존재가 큰 힘이다. 물론 지난해처럼 압도적인 구위를 선보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여전히 듬직한 선발 투수며 완투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선발진 부진으로 시즌 초반 큰 위기에 빠졌던 한화에는 대체불과 전력이다.

그러나 이미 각 구단 전력분석 팀은 이상 징후 혹은 지난해와 많이 달라진 투구 패턴을 주목하고 있다. 한 팀 전력 분석 팀은 “지난해는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두 조합만으로 KBO리그에서 최정상급 투구를 했다. 올해는 포심 패스트볼 비율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대신 커브와 체인지업, 투심 패스트볼 등을 섞어 던지며 완급 조절을 하고 있다. 변화구 컨트롤이 조금이라도 나쁜 날은 난타를 당하는 이유다”고 말했다.

야구 전문가들의 시각도 비슷하다. 한 해설위원은 “이름을 지우고 투구분석 표만 놓고 보면 전혀 다른 투수다. 좋게 보면 투수 스스로 팔꿈치 부상을 예방하고 무사히 시즌마지막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려는 의지가 느껴진다. 반대로 의문부호를 담으면 투수가 말은 하지 않지만 무엇인가 불편한 점이 있는 것 아닌가 그런 분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로저스는 지난해 단 10경기에서 3차례 완봉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올렸다. 방어율은 2.97이었고 75.2이닝 동안 홈런은 단 2개, 안타는 62개를 허용했다.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에 불편함을 호소한 뒤 약 3개월의 재활 끝에 돌아온 올 시즌에는 6경기 37.2이닝 동안 홈런 3방에 안타는 42개를 맞았다. 피안타율은 0.296으로 지난해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로저스는 지난달 29일 롯데전에서 127개의 공을 던지며 완투승을 올렸다. 그러나 다음 선발 로테이션인 4일 대구 삼성전에서 2.1이닝 동안 4안타 3볼넷 4실점(3자책) 후 스스로 팔꿈치에 이상을 느껴 강판을 요청했다.

5일 한화 구단의 공식적인 발표는 “큰 이상은 없다”다. 김성근 감독도 “괜찮을 것 같다. 정밀 검진을 받아야 할지 선발로테이션에 변화를 주어야 할지는 조금 더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로저스는 올해 초까지 야구공을 처음 잡은 이후 단 한번도 팔꿈치와 어깨에 통증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만큼 작은 통증에도 매우 민감하다.

시즌 마지막까지 선발로테이션을 끝까지 완주 한다면 한화에 큰 힘이 될 수 있지만 만약 불행히도 부상이 재발된다면 팀 전체에 미치는 충격은 예상이 어려울 정도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