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영 “저 강해 보이죠? 사실은 순해요”

입력 2016-06-06 15: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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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플라이업 엔터테인먼트

‘세 보인다’ ‘독할 것 같다’ ‘곰보다 여우’…. 연기자 유인영(32)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인상이다. 그러나 직접 만난 유인영은 전혀 달랐다. “저를 만나본 분들은 순해 보인다고 한다”는 그의 말은 단번에 수긍이 됐다. 새삼 드라마나 영화 등 미디어 노출에 따라 한 사람의 이미지가 어떻게 좌우되는지 그 중요성을 느꼈다.

“평소에는 메이크업을 아예 안하”는 유인영은 이날 인터뷰를 위해 “찍어 발랐다”고 했다. 그동안 작품에서 보여준 강해 보이는 모습과는 정반대로, 수더분했다. “말투도 느려” 더욱 그렇게 보였다.

유인영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편한 이미지를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고 했다. ‘연기자 유인영’이 아닌 ‘자연인 유인영’을 드러내는 게 “헐벗겨지는 느낌”이라 부담스러웠다.

짧은 헤어스타일의 영향은 아닐까. “길었을 때도 그랬다”며 웃는다.

“강한 역할을 맡은 드라마의 시청률이 잘 나왔다. 원래 잘 된 것에 대한 잔상이 오래가지 않나. 헤어스타일을 달리 하거나 이미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다. 연기자는 캐릭터에 따라가는 것뿐이다.”

유인영은 2005년부터 연기활동을 시작해 10년 이상 생활하면서 생각의 전환을 가졌다. “입 다물고 있으면 차가워 보인다”는 말도 숱하게 들었다. 그러던 중 스스로 대중과 가까워질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 계정 개설이 그 첫 단계다.

사진제공│플라이업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두 번째는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서 맡은 윤마리 캐릭터다. 후반부 복수하는 모습이 등장하긴 했지만 초반 민선재(김강우)와 연인관계로 로맨틱한 매력을 드러냈다.

“초반에는 ‘유인영이 언젠가 여주인공을 괴롭힐 것 같다’라는 반응에 조금 속이 상했다. 다행히 종영 후 ‘악역 아니어도 괜찮네’라는 글을 보고 ‘도전의 수확’이 있음에 안도했다. 다음에는 좀 더 편하게 ‘착한’ 캐릭터에 임할 자신감이 생겼다.(웃음)”

그는 “화장을 진하게 하고, 부잣집 딸, 악역을 주로 맡은 영향”이라며 “저도 메이크업 지우고 편한 옷 입으면 수수해 보인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러한 생각을 하기까지 유명세와 자신이 하고 싶은 역할에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2013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특별출연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그는 ‘주인공으로 캐스팅 안 되니깐’이라는 주위의 눈초리를 이겨내야 했다.

“작은 역할이지만 제 몫을 해내면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믿었다. 결과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 생각을 전환할 수 있었다. 그 이후로 제 생각을 제작진에게 자신 있게 말하는 여유도 생겼다.”

유인영은 10년을 되돌아보며 “바쁘게, 열심히 살아왔다”고 했다. 그리고 “차근차근, 조급해하지 않은 저를 칭찬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요즘의 낙은 슈퍼마켓에서 맥주를 사서 “놀이터나 방 안”에서 “홀짝홀짝” 마시는 재미다.

세월의 노하우는, 연기에 대해 안달하지 않는 여유를 갖게 했다. 대신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옛날에는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단다.

“키(172cm)도 있어서 화면에 크게 보일까봐, 운동을 싫어하지만 재미를 붙여보려고 한다.”

스포츠동아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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