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8년 만에 내 음악”…‘락 바라기’ 정진운의 홀로서기

입력 2016-06-09 14: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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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AM과 JYP를 떠나 미스틱으로 이적한 정진운이 록 스피릿 충만하게 돌아왔다.

정진운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통 웨스트브릿지에서 첫 맥시싱글 ‘윌(WILL)’의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신곡 무대를 선보였다.

타이틀곡 ‘Will’을 포함해 ‘Tricky’ ‘꽃잎 떨어질 때’ 등 총 3곡이 수록된 이번 싱글은 ‘얼터너티브 락’ 장르를 기반으로 한 앨범이다. 정진운이 전곡 작사, 작곡, 프로듀싱에 참여한 앨범으로 그의 음악적 색깔과 한층 성장한 그의 음악적 역량을 담아냈다. 이날 그는 “경험보다는 상상을 통해 작업했다.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시니컬해진 기분을 업 시켜서 많은 상상을 해본다”고 말했다가 “사실 내 이야기다. 거짓말을 못 하겠다. 내가 생각한 것과 경험한 것들을 담아내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정진운은 먼저 ‘꽃잎 떨어질 때’를 열창한 후 “3월에서 4월로 넘어갈 때 쓴 곡이다. 비에 젖은 채 떨어지면서 들러붙는 벚꽃 잎처럼 이별 후 모든 것이 지저분해지고 더러워진 남자의 시각에서 가사를 썼다. 마냥 예쁘게만 보이지 않은 사랑을 담아보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꽃잎 떨어질 때’는 어반자카파의 조현아 씨가 피처링으로 함께해줬다. 평소에도 친분이 있는데 워낙 개성 있는 보컬이라서 ‘본인의 스타일을 표출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곡 ‘Tricky’는 달콤한 말로 여자를 유혹하는 척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게 만든 후 버리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정진운은 “이 곡은 신대철 선배와 함께 작업했다. 가장 존경하는 뮤지션이기도 하고 밴드 멤버들과도 친분이 있는 분이어서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신대철 선배가 ‘기타 연주를 보내주겠다’고 하더라. 바로 옆에서 함께 작업하는 게 아니라서 ‘괜찮을까’하는 마음으로 맡겼다. 이후 받았는데 더 이상 수정할 필요가 없더라. 곡 작업하면서 ‘역시’라는 감탄만 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은 타이틀곡 ‘윌’. 타이거JK 선배가 랩 피처링으로 참여해 스케일과 완성도를 높였다. 정진운은 “레트로풍 노래인데 그 시대의 음악을 가장 잘 이해하는 분에게 부탁드리고 싶었다. 정말 멋지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작업은 굉장히 순조로웠다. 파워풀한 느낌을 주기 위해 드럼을 덧대기도 하는 등 편곡 작업을 해주셨다. 수정할 것 없이 즐겁게 마무리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과거 발표한 ‘걸어온다’ ‘지금이 아니면’에 이어 또 한 번 락을 선택한 정진운. 그는 “락 장르에는 한계가 없고 답도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락이 곧 락이고 음악이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정진운은 “목소리가 부드럽고 감성적이라고 해서 발라드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 목소리를 어필할 수 있게 ‘걸어온다’ 등을 작업했지만 점점 틀에 갇히는 느낌이 들더라”고 고백했다. 그는 “그 틀을 벗어나고자 이번 앨범을 만들어봤다. 나의 양면성을 기대해줬으면 좋겠다”며 “분명 우리가 락을 하고 있지만 대중이 듣기에는 팝 같은 음악을 만들고 싶은 로망이 있다”고 말했다.

정진운은 락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내는 동시에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소속사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회사에서 이런 곡을 내주기 쉽지 않다. 미스틱의 도움에 감명받았다. 지난 8년 동안 ‘이 곡은 안 돼’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곳은 내가 도전할 수 있게 도와주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과거 빅히트로 잠시 이적하면서 회사에서 ‘걸어온다’를 내줬다. 회사에서 ‘무조건 다 안 된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99% 안 된다는 식이었다. 그 과정에서 내 음악도 많이 바뀌었다. 어떻게 해야 대중에게 내 음악을 허락받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정진운은 “내 음악을 허락받고 앨범을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았다. 열정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내 모든 것을, 많은 것을 봐줘야 했다. 음악이 잘못 나올까봐 걱정했다. 매일매일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렇게 기쁘지만은 않았다”면서도 “내 손에서 음악이 떠났으니까. 오늘은 좀 후련하다. 어제까지는 많은 고민을 해야했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정진운은 “원래 흥이 많다. 에너지를 무대에서 폭발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 흥이 ‘잘못했어’로 잘못 이어진 것 같다. 최근에 갑자기 흥이 솟구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더불어 그는 “이 곡으로 1위는 못할 것”이라고 셀프 디스하면서도 “만약 1위 한다면 강남역 한복판에서 지금 의상을 입고 춤을 추겠다. 그리고 선착순 100명을 우리집으로 초대해서 파티를 열겠다”고 무리수(?) 공약을 내걸어 웃음을 자아냈다.

8년 만에 이제야 진짜 자신의 ‘색깔’을 찾은 정진운의 날갯짓은 과연 그를 어디로 이끌까. 밴드, 락 그리고 흥과 함께 돌아온 정진운은 10일 KBS 2TV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활발한 앨범 활동에 나선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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