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집회 불허했던 경찰, 어버이연합 집회는 ‘모두 허용’… 유명무실 ‘신고제’

입력 2016-06-09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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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집회 불허했던 경찰, 어버이연합 집회는 ‘모두 허용’… 유명무실 ‘신고제’

경찰이 지난 2014년 세월호 추모 관련 집회 61건을 불허한 반면, 어버이연합이 신고한 집회는 모두 허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경찰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집회시위 신청 및 불허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어버이연합은 총 3580회 집회를 신고했다.

경찰은 이들 집회에 대해 ‘금지통고’(불허)를 하지 않고 전부 허용했다.

반면 2014년 세월호 집회 신고 61건은 모두 불허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지난해 서울행정법원은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연말에도 세월호 관련 도심 대규모 집회를 3차례 불허했다.

이 때문에 현행 법률상 보장돼 있는 집회 ‘신고제’가 사실상 경찰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허가제’로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집회를 신고제로 규정하고 있지만 일정한 불법적 요건에 해당할 경우 경찰이 ‘금지통고’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도 ‘집회의 금지는 집회를 허용하는 가능성을 모두 소진한 후에 비로소 고려될 수 있는 최종적인 수단’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이날 박주민 의원은 “경찰이 사전신고제인 집회를 허가제로 운영한다는 비판이 빈번하다. 사실상 허가제로 변질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특정 집단에 대해서만 다르게 취급하는 것은 명백한 재량권 남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최근 경찰이 야간 옥외집회에 대한 입법을 직접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집회에 대한 경찰의 장악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경찰이 아닌 국회가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에 앞장 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동아닷컴 양주연 인턴기자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어버이연합 집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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