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에 걸친 애증의 여인사를 그린 가족극 ‘세 여자’가 16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며느리 수연 역을 맡은 최초우, 시어머니 봉자 역의 ‘국민배우’ 사미자, 손녀딸 승남 역의 이은주(왼쪽부터). 사진제공|극단 토지
사미자·최초우·이은주·이성경
가슴 속 벽돌담 허물 여자이야기
종갓집 시어머니 ‘봉자’, 며느리 ‘수연’, 손녀딸 ‘승남’. 3대에 걸친 세 여자의 사랑과 갈등을 친근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그린 연극 ‘세 여자’가 16∼18일 서울 테헤란로 백암아트홀에서 막을 올린다. 단 3일, 4회 공연한다.
‘국민할머니’ 사미자가 시어머니 ‘천봉자’ 역을 맡아 개막 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손녀딸 승남을 낳은 뒤 임신을 하지 못하는 며느리 수연 몰래 씨받이를 받으러 가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남편과 아들을 잃고 불구가 된 시어머니 봉자. 봉자는 대를 잇지 못한 죄책감 때문에 순종하며 사는 며느리 수연의 간호를 받으며 한 집에서 산다.
손녀딸 승남은 엄마 수연을 구박하는 할머니와 부딪치다 끝내 집을 뛰쳐나간다. 결혼을 하지만 임신 트라우마에 시달리다가 이혼을 하고는 혼자 살아간다.
세 여자의 이야기는 며느리 수연이 암에 걸리면서 위기를 맞게 된다. 며느리 수연은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야 시어머니로부터 그 동안 숨겨왔던 씨받이 교통사고의 진실을 듣게 된다.
영화, 드라마, 연극무대를 종횡무진하며 온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사미자의 명품연기는 ‘믿고 보는 연기’의 정수를 보여준다. 사미자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며느리 역은 배우이자 문화기획자인 최초우가 맡는다. 손녀딸 박승남 역에는 이은주와 이성경이 더블 캐스팅됐다.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최솔이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각색과 공동연출을 맡은 이는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옆집누나’ 등을 쓴 극작가 오승수이다.
화려한 장치와 무대는 없지만 오랜 만에 가슴으로 연기하는 명배우들의 ‘진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연극이다. 극적 재미와 감동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수작이다. 극단 토지 측은 “삶 속에서 위기를 맞이한 3대에 걸친 가족이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이해하며 화해와 희망을 찾는지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 어느 순간 가슴 속에 쌓여 있던 벽돌담들이 하나씩 허물어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