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 극적인 뒤집기 우승 ‘매치플레이의 기적’

입력 2016-06-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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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이 12일 경기도 용인시 88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결승전 13번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PGA

KPGA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
마지막 5개홀 연속 승리로 역전승


‘이보다 더 짜릿할 수는 없다.’

이상엽(22·JDX멀티스포츠)이 극적인 뒤집기 쇼를 펼치며 ‘매치킹’으로 등극했다. 1대1 매치플레이의 묘미를 보여주는 완벽한 역전 드라마였다.

이상엽은 12일 경기도 용인시 88컨트리클럽 사랑·나라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총상금 8억원·우승상금 1억6000만원) 결승에서 황인춘(42)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나란히 5전 전승을 차지하며 결승에 오른 이상엽과 황인춘은 첫 홀부터 팽팽한 기 싸움을 시작했다. 둘 모두 버디를 잡아내며 맞불을 놨다. 4번홀에서 이상엽에게 승부의 추가 먼저 기울었다. 그러나 이후 경기는 황인춘에게 유리하게 전개됐다. 5번홀에서 반격을 시작한 황인춘은 13번홀까지 4홀 앞서 우승을 눈앞에 뒀다.

황인춘은 투어에서 4승을 거둔 베테랑이다. 1999년 데뷔해 올해 투어 18년차다. 반면 이상엽은 올해 투어 2년 차의 신예. 아직 우승도 없다. 이 대회 전까지 최고 성적은 4월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10위였다.

이상엽은 벼랑 끝에 몰렸다. 한 홀이라도 내주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었다. 남은 홀은 5개였고 이상엽이 우승하기 위해선 모두 이겨야만 가능했다. 이상엽은 뒤늦게 추격했다. 14번홀과 15번홀을 연속으로 따내면서 황인춘을 압박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황인춘의 우승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기적은 조금씩 현실이 됐다. 황인춘으로서는 16번홀(파3)에서의 보기가 뼈아팠다. 한 홀을 더 내주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이상엽은 계속해서 황인춘을 몰아세웠다. 17번홀(파5)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내며 마침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기적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완성됐다. 이상엽이 파 세이브를 하면서 보기를 적어낸 황인춘을 꺾었다.

1대1로 싸워 더 많은 홀을 따내는 선수가 승리를 가져가는 매치플레이에서는 이변이 많이 나온다. 스트로크 플레이라면 적은 타수를 기록한 선수가 우승하지만, 매치플레이에서는 성적과 상관이 없다. 더 많은 홀만 따내면 승리할 수 있다. 이상엽의 대역전극은 매치플레이의 묘미를 그대로 보여줬다.

3∼4위전에서는 박상현이 김병준을 2UP으로 꺾었고, 문도엽은 지난해 우승자 이형준을 상대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해 5위에 올랐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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