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목소리·얼굴까지…생전 모습 그대로

입력 2016-06-1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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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광석을 첨단기술로 부활시킨 홀로그램 콘서트가 13일 서울 동대문 케이라이브에서 펼쳐졌다. 이경후 기자 thiscase@donga.com

송창환PD, 고인 홀로그램 발표회
“신해철·김현식도 살려내고 싶다”

“우리 딸래미, 걔가 태어날 때 처음 본 얼굴은 의사가 아니라 저예요. 아! 사람이 이렇게 태어나는구나 놀래기도 했거니와….”

가수 김광석은 딸이 세상에 나온 날을 떠올리며 말했다. 무척이나 감격스러웠을 순간을 그는 그렇게 자신의 팬들과 함께 추억했다. 김광석이 다시 살아 돌아와 팬들 앞에 섰다.

13일 오후 서울 동대문 케이라이브에서 김광석이 3차원 영상으로 된 입체적인 이미지에 몸을 싣고 나타났다. 바로 홀로그램이다. 국내 최초로 이미 세상을 떠난 가수인 김광석의 홀로그램 공연 무대가 펼쳐졌다. 자신의 고향인 대구시 ‘김광석거리’에서 이미 10일부터 선보이고 있는 공연을 서울로 옮겨온 무대였다.

이날 김광석은 자신의 몸짓과 표정을 세밀하게 묘사한 홀로그램을 통해 ‘이등병의 편지’를 비롯해 ‘서른 즈음에’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불렀다. 김광석은 마치 살아 숨쉬는 듯 노래했다. 관객은 노래가 끝날 때마다 박수를 보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여운을 느끼려는 듯 많은 관객이 자리를 지켰다. 황의미(28)씨는 “김광석을 새롭게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김광석 팬클럽 ‘둥근소리’ 회원 전수환(49)씨도 “새롭게 김광석이 조명되고 관련 작업이 이뤄져 항상 기대가 된다”며 “특히 기념전시회나 공연은 많았지만 전혀 새로운 형태다”고 말했다.

김광석을 추모하는 무대도 열렸다. 고인과 생전 가장 가까웠던 가수 박학기의 무대였다. 박학기는 친구의 노래 ‘사랑이라는 이유로’를 부른 뒤 “생전 김광석을 ‘독립군’이라 불렀다. 매니저 없이 혼자서 기타 메고 직장인 출근하듯 서울 대학로에 가서 공연했다”며 담담히 김광석과 함께했던 추억을 돌이켰다. 이어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김광석의 생전 목소리에 얹어 노래했다.

이번 공연을 주관한 쓰리디팩토리의 송창환 PD는 “고인의 얼굴 모양을 일일이 복원해 홀로그램으로 되살려내는 건 새로운 시도”였다며 “신해철, 김현식, 비틀스 등 다른 가수들도 되살려내고 싶다”고 밝혔다. 공연이 끝난 뒤 박학기는 “앞으로 (홀로그램으로 되살아난)김광석과 컬래버레이션을 하고 싶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밖에 나갔는데 길거리에 다니는 사람들이 하나도 쉽게 안 보이데요. 다 뭐 잘생겼든 못 생겼든 있는 자건 없는 자건 다 그렇게들 태어나는 구나. 다들 소중하게….”

김광석이 이날 남긴 말이다.

이경후 기자 thiscas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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