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박유천, 이쯤되면 무혐의라도 사실상 회복불가

입력 2016-06-18 10: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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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 사진|동아닷컴DB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배수의 진을 쳤다. 하지만 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네 명까지 늘어나면서, 혐의의 사실여부를 떠나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 버렸다.

박유천의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16일 "박유천은 어떤 혐의라도 범죄가 인정될 경우 연예계를 은퇴하겠다"라고 은퇴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고, 17일에는 "최소한의 사실관계가 파악된 1차 고소건에 대해 월요일 공갈죄와 무고죄 등으로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2차 이후 고소에 대해서도 사실관계가 파악되는 대로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다"라고 맞고소 방침을 밝혔다.

이어 "당사는 박유천의 무혐의 입증과 명예회복을 위해 경찰수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박유천 측의 주장대로 피소 혐의가 모두 무혐의로 결론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박유천 측이 바라는 '명예회복'은 과연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다.

성범죄와 연루된 연예인이 무혐의 혹은 재판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더라도 복귀까지 걸리는 시간은 특히나 길다. 2000년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주병진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방송에 복귀하기까지 11년의 세월이 걸렸고, 2001년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이경영도 연예계에 복귀까지 11년이 걸렸다.

즉 혐의의 사실 여부를 떠나 한 번 '성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히면, 이를 지워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박유천의 경우 주병진, 이경영과도 상황이 다르다. MC와 배우였던 주병진·이경영과 달리 박유천은 아이돌 스타다. 말실수 한 번으로도 대중들이 등을 돌릴정도로 이미지가 중요한 아이돌 스타가 성범죄에 연루됐다는 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씻어낼 수 없는 낙인이 찍힌 것과 마찬가지다.

또 박유천은 벌써 네 번째 피소를 당했고, 그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피소과정에서 드러난 '화장실'이라는 특정 장소가 준 강렬한 인상은 딱 좋은 놀림감이 되고 있다.

실제 현재 SNS에는 과거 박유천이 그린 그림에 변기가 있던 것까지 찾아내는 등 박유천과 화장실의 연결고리를 찾는 일이 일종의 놀이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하면 무혐의를 입증하고 연예계에 복귀하더라도 매번 이와 관련된 조롱과 놀림을 감수해야한다는 뜻이다.

박유천과 화장실은 일종의 인터넷 개그 및 놀이로 발전하고 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만에 하나 혐의가 하나라도 인정이 된다면 은퇴선언의 여부와 관계없이 박유천의 연예계 복귀가 불가능한 건 당연한 일이다.

반대로 모든 혐의에서 벗어나 결백을 증명했다고 해도 이미 여러가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진 박유천이 정상적으로 연예계 활동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배수의 진을 치기는 쳤다. 하지만 배수의 진 그 뒤로 이미 지킬 것이 얼마남지 않아버린 박유천이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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