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엣지] ‘복면가왕’, 여전히 깊고 짙었던 ‘음악대장의 그림자’

입력 2016-06-19 2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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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우, 사진|동아닷컴 DB

음악대장은 떠나갔지만 '복면가왕'은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음악대장의 빈자리가 아쉬운 건 비단 몇몇 팬들만이 느끼는 감정은 아닐 것이다.

19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에서는 '백수탈출 하면된다'가 '돌고래의 꿈'의 도전을 뿌리치고 가왕 2연승을 달렸다.

방송 내용으로만 보면 이날의 '복면가왕'은 여전히 사람들의 관심을 모을만한 요소가 넘쳐났다. 가왕에 도전장을 던진 '돌고래의 꿈'은 '어른아이'와 '크게 라디오를 켜고' 선곡해 여성 가수답지 힘이 넘치는 목소리로 많은 환호를 받았고, 박재정, 손진영, 크러쉬 등 반가운 얼굴들도 연달아 등장해 재미를 선사했다.

또 가왕 '백수탈출 하면 된다'는 '중독된 사랑'을 선곡해 특유의 호소력 넘치는 무대를 보여주었고, '돌고래의 꿈'은 59대 40표의 근소한 차이로 가왕에 접근해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돌고래의 꿈'의 정체가 서문탁으로 밝혀지는 순간도 이날 방송의 또하나의 재미였다.

하지만 이번주 '복면가왕'은 지난주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었다. 바로 '우리동네 음악대장'의 존재 유무였다.

'복면가왕' 초유의 가왕 9연승을 내달린 '우리동네 음악대장' 하현우는 6월 5일 방송에 '백수탈출 하면된다'에게 가왕의 자리를 내주었고, 12일 특별무대를 끝으로 기나긴 '복면가왕'의 출연을 마무리 지었다.

문제는 하현우, 즉 '우리동네 음악대장'이 20주동안 가왕으로 군림하면서 '복면가왕'에 남기고 간 잔상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실제 당장 19일 '복면가왕'이 방송된 이후 각종 기사와 영상에는 음악대장의 빈자리를 허전해 하는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일부 네티즌들은 여전히 '백수탈출 하면된다'의 승리를 인정하지 못하고 '우리동네 음악대장'과 그의 무대를 비교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현상은 제작진의 잘못도 아니고, '백수탈출 하면된다'의 잘못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우리동네 음악대장'이 '너무 잘해서' 생겨난 현상일 뿐이다. 실제 '우리 동네 음악대장'은 단순히 고음만으로 9연승을 달성한 것이 아니다.

9연승을 달성하는 동안 하현우는 누가 도전자인지 모를 정도로 최선을 다한 무대 매너는 물론이고, 다른 출연자들이 쉽게 선택하지 않는 곡들을 과감하게 선곡해 최고의 무대를 만들어내는 모습들로 범접하기 힘든 아우라를 풍겨냈었다.

마치 도전자들을 화려한 필살기로 물리치는 절대 고수와도 같은 '우리동네 음악대장'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또 다른 쾌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20주에 걸쳐 '우리동네 음악대장'에 길들어진 시청자들에게 지금의 무대는 아무리 봐도 '우리동네 음악대장'보다는 한 수 아래의 대결로 보일 수밖에 없다.

'복면가왕'에 드리워진 '우리동네 음악대장'의 그림자는 생각보다 깊고 짙었다. '우리동네 음악대장'은 '복면가왕'을 떠났다. 하지만 지금부터 출연자들은 눈앞의 가왕은 물론 보이지 않는 '우리동네 음악대장'의 그림자와도 싸워야 하는 꼴이 됐다.

아무래도 '복면가왕'이 '우리동네 음악대장'을 완전히 떨쳐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동네 음악대장, 사진|방송 갈무리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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