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찜통 더위 식히는 ‘덕아웃 미스트’

입력 2016-06-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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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라이온즈파크.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찜통 더위’로 유명한 대구 지역의 날씨에 대비한 이색적인 방법이 화제에 올랐다. 바로 삼성이 자랑하는 신축구장인 삼성라이온즈파크에 설치된 ‘덕아웃 미스트’다.

19일 두산-삼성전을 앞둔 대구 날씨는 낮 최고기온이 섭씨 30℃까지 오르며 한여름을 방불케 했다. 기상청이 발표한 체감온도 역시 섭씨 33℃로 한낮 연습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홈팀 삼성은 수비연습을 생략하며 선수들의 체력관리에 신경을 썼고, 두산은 경기 시작 2시간 전인 오후 3시경에야 구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선수들을 맞이한 건 땡볕더위만이 아니었다. 덕아웃에 마련된 미스트 분무기가 선수들을 시원하게 반겼다. 1루와 3루 덕아웃 지붕에 설치한 10개 정도의 분무기는 경기 전 연습시간부터 시원한 기체를 뿜어내며 뜨거운 공기를 차단시켰다.

이색적인 풍경에 양 팀 선수단도 호기심을 드러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 분무기의 작동 원리가 도대체 뭐냐”며 처음 보는 기계를 유심히 살펴봤다. 선수들 역시 시원한 미스트를 직접 얼굴에 쐬며 땀을 식혔다.

원정팀 두산은 미스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오후 5시가 넘어도 1루 덕아웃을 내리쬐는 햇빛 때문에 두산은 경기 시작 후에도 미스트를 작동시켰다. 반대편 덕아웃을 사용하는 삼성이 일찌감치 종료 스위치를 누른 점과는 대비되는 장면. 두산 김태형 감독은 “미스트를 틀면 시원한데다가 햇빛을 차단하는 효과도 있어 좋다”며 웃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시공사 실무자 한 분이 야구에 애착이 깊어 구장을 지을 때 대구 날씨를 생각해 덕아웃 미스트 아이디어를 냈다”며 “스위치를 누르면 몇 분 안에 시원한 물이 분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용도 얼마 들지 않아 저비용 고효율 효과를 보고 있지만, 수질 관리는 조금 까다로운 편”이라고 덧붙였다.

대구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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