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주간5승 반전, 캡틴 김강민 효과 봤다

입력 2016-06-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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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강민. 스포츠동아DB

주장 김강민 공백기간 팀 8승18패 부진
복귀 후 3번타자로 타율 0.382·3홈런·6타점
침체된 팀 분위기에 활력… ‘주장의 힘’


야구에서 주장의 비중은 얼마나 클까. 야구는 수십 명이 움직이는 단체스포츠다. 주장은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한데 묶는 역할을 해야 하는 ‘구심점’이다.

최근 SK는 한 달 넘게 주장의 부재를 겪었다. 올 시즌 새로 주장으로 선임된 김강민은 지난달 8일 늑간근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FA(프리에이전트) 계약 첫 해였던 지난해 부상으로 96경기 출장에 그치면서 타율 0.246·4홈런·31타점으로 실망스런 한 해를 보낸 만큼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했기에 더욱 아쉬웠다.

부상 이전 30경기서 타율 0.319·3홈런·13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던 때 갑자기 부상이 왔다. 주장의 책임감과 지난해 아쉬움으로 인한 욕심이 이유였을까. 좋았던 감을 이어가려다 다치고 말았다. “작년엔 아팠던 것도 아쉬웠다”고 말했던 그는 또 한 번 불운과 마주했다.

김강민이 부상으로 빠지기 전 19승12패로 2위를 달리던 SK는 주장 공백 속에 8승18패에 그치면서 5위로 추락했다. 10일 김강민이 돌아온 뒤에도 연패는 계속 됐고, 7위라는 낯선 순위까지 마주해야 했다.

SK는 3연패에서 탈출한 14일 대구 두산전부터 5연승을 달렸다. 19일 사직 롯데전 패배로 연승이 끊겼지만, 한 주 동안 5승1패를 기록했다. 단체로 바닥을 쳤던 타격감이 살아나면서 몰라보게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였다.

김강민도 9경기서 타율 0.382·3홈런·6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3번타자라는 새로운 자리에서 타선을 이끌고 있다. 더욱 놀라운 건 주장으로서 집단 슬럼프로 침체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까지 동시에 해냈다는 점이다.

사실 김강민이 없는 사이 ‘임시주장’을 맡았던 조동화와 박정권이 차례로 2군에 내려갔다. 팀을 추슬러야 하는 부담감에 부진이 오기 십상이다. 김강민 역시 지난해 조동화 대신 임시주장을 경험했기에 그 어려움을 안다.

SK는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5위로 와일드카드에 턱걸이하는데 그쳤다. 올해도 초반 상위권을 달리다 똑같이 하락세를 탔다. 김강민은 이에 대해 “작년에도 이런 위기가 있었는데 잘 헤쳐 나왔다면 올해 좋은 계기가 됐을텐데 그러지 못해 부담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주장의 복귀와 함께 5연승으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어느 팀이나 긴 시즌을 치르면서 꽃길만 걸을 수는 없다. 이게 야구다. 이겨서 슬럼프를 벗어나는 길밖에 없다”던 그의 말대로 SK는 다시 위를 바라보며 전진하고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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