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블리·마블리·호블리 “꽃중년은 가라”

입력 2016-06-2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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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디어마이프렌즈’ 신구-OCN ‘38 사기동대’ 마동석-MBC ‘운빨로맨스’ 김상호(맨 왼쪽부터). 사진제공|tvN·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화이브라더스

■ 대중 호감 ‘러블리’ 중년 연기자


‘디마프’ 신구 어설픈 행동 큰 웃음
‘38사기동대’ 마동석·‘운빨’ 김상호
외모와 다른 반전 캐릭터 인기몰이

‘꽃중년’은 이제 옛말이다. 요즘은 ‘러블리’다. 호감 가는 중장년 남성 스타들의 이름에 ‘러블리’란 단어를 합성해 부르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피부가 탱탱하지 않으면 어떻고, 또 배가 조금 나왔으면 어떠랴. 대중의 시선은 그의 ‘사랑스런’ 연기를 향하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 ‘디어마이프렌즈’의 신구, OCN ‘38 사기동대’ 마동석, MBC ‘운빨로맨스’ 김상호가 그 주인공들이다.


● 구블리 마블리 호블리…“러블리 이즈 뭔들”

‘디어마이프렌즈’에서 신구가 연기하는 김석균은 가부장적 성향이 강한 탓에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하지만 귀여운 면이 구석구석 있다. 아내와 식사하며 친구들의 동침 관계에 대한 궁금증에 “기면 숟가락으로 먹고, 아니면 젓가락으로 먹어라”라고 말한다. 어떻게든 답을 들으려고 추궁하는 어설픈 행동이 큰 웃음을 안겼다. 2000년 방송한 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서 며느리 박정수를 괴롭히는 철없는 노구와 재회한 재미를 줬다.

마동석과 김상호의 ‘러블리’ 수식어 쟁탈전은 치열하다. 건장한 체구와 터프한 이미지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마동석이 조금 우위다. 애칭의 개수가 많다.

마동석은 마블리 외에도 ‘마요미’(마동석+귀요미), 심지어 ‘마쁜이’(마동석+예쁜이)로까지 불린다. 과거 이종격투기 트레이너로 활동했던, 터질 듯한 팔 근육을 지닌 그를 대중은 귀엽게 바라본다. 17일과 18일 방송한 OCN ‘38 사기동대’ 1·2회에서 마동석이 맡은 공무원은 사기꾼의 속임수에 매번 골탕 먹는다. 만화 ‘톰과 제리’의 인간버전처럼, 덩치만 클 뿐, 두뇌싸움에서는 속수무책이다.

김상호는 늘 변하지 않는, 옆만 뽀글거리는 헤어스타일로 푸근한 인상을 준다. 지난해 영화 ‘대호’ 개봉 당시 관객들에게 머리띠를 하고 나타나면서 ‘호블리’로 불리고 있다. ‘운빨로맨스’에서는 회사가 어려워도 낙천적인 성격을 유지하는 사장 역할이다. 그가 그동안 맡은 사장, 검사 등 권위적 직업은 모두 착한 품성을 지닌 반전의 캐릭터라 온화한 매력이 돋보였다.


● “대중의 친근함 표현…소통하고 있음을 실감”

신구, 마동석, 김상호 모두 겉모습과 달리 작품 속 캐릭터의 이미지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신구는 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의 철부지 할아버지 캐릭터와 한 패스트푸드 광고에서 “니들이 게 맛을 알아?”라고 외치는 모습이 지금까지 여운을 주고 있다.

마동석과 김상호는 반전의 매력이 대중에 통했다. 외모에서 주는 거칠고 투박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마동석은 영화 ‘굿바이 싱글’에서 스타일리스트 역을 맡았고, 김상호는 영화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에서 절절한 부성애 연기를 선보였다.

김상호 소속사 화이브라더스 관계자는 “중년 연기자들이 대중의 호감과 친근함을 얻기란 쉽지 않지만, 이런 반응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연기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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