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면가왕’ 가면 디자이너 황재근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네가 가라 하와이’, ‘여전사 캣츠걸‘ 그리고 ’우리동네 음악대장‘까지.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은 ’복면가왕‘가면 디자이너 황재근.
그는 세계 3대 패션스쿨 중 하나인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 예술학교를 한국인 최초로 졸업한 엘리트 패션디자이너다. 2013년, 디자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승을 차지하며 1억 원의 상금을 거머쥔다. 이후 자신의 브랜드 사업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참담했고 결국 빚더미에 앉게 됐다.
절망에 빠져있던 그때, 생각지도 못 했던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면 의뢰가 들어왔다. 옷을 만들던 디자이너가 가면을 만든 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무일푼에 사무실도 없었지만 퀄리티 높은 가면을 만들고 싶었다. 원단 샘플 카탈로그에 붙어있는 작은 조각조각을 잘라 붙여가며 가면을 만들기도 했다.



황재근은 ‘복면가왕’ 녹화가 있는 날이면 지금도 처음 가면을 만들 때처럼 밤샘 작업은 물론 이른 새벽, 녹화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방송을 준비한다.
민머리에 독특한 안경, 끝을 말아 올린 콧수염으로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캐릭터 황재근.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돌직구 화법에 재치 있는 입담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괴짜 디자이너’,‘가면 디자이너’라는 수식어 뒤에 가려진 황재근의 진짜 모습을 MBC ‘사람이 좋다’에서 공개한다.
가슴 아픈 이름, 어머니 그리고 파란만장 인생사
황재근은 홍익대학교 도예과 재학 시절 미술 과외, 출판사 삽화 작업, 의류 피팅 모델 등 7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했다.
5남매 중 막내인 그는 넉넉하지 못한 집안 사정 때문에 유학자금과 등록금, 재료비 스스로 마련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졸업과 동시에 떠난 유학의 길도 순탄치 않았다. 벨기에 앤드워프 왕립 예술학교에 입학했지만 비자문제로 불법체류자가 되기도 했다.
힘들고 외로웠던 유학생활, 그를 지탱 해준 것은 항상 자신을 믿어주는 어머니였다. 양장점을 운영했던 어머니는 자신의 꿈을 이어가는 아들을 자랑스러워했다. 졸업을 1년 앞두고 어머니가 위독하시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모든 것을 포기하려던 그때, 큰형이 조의금 봉투를 건넸다. 누나들도 유학을 무사히 마치고 패션디자이너로 돌아오라며 어머니의 비상금을 쥐여줬다.
최근 황재근은 가족의 숙원사업이었던 부모님의 묘를 정비했다. 그동안 안고 있던 어머니에 대한 죄송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게 되었다. 가족들과 함께 성묘에 나선 황재근. 깔끔하게 정돈된 부모님의 산소에서 귀여운 조카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순간을 ‘사람이 좋다’에서 오는 26일 일요일 오전 8시에 만나본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dnga.com
사진|MBC ‘사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