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검사외전’의 강동원-영화 ‘봉이 김선달’의 유승호(오른쪽). 사진제공|사나이픽쳐스·CJ엔터테인먼트
현실에서라면 경찰서로 직행해야할 법한 ‘사기꾼’이 영화의 인기 캐릭터로 자리 잡고 있다. 몸값 높은 톱스타들도 잇따라 사기꾼 역할을 택하고 있다. 올해 2월 개봉한 영화 ‘검사외전’의 강동원이 미워할 수 없는 사기꾼을 그려내 9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듯하다.
배우 현빈은 최근 영화 ‘꾼’(감독 장창원·제작 영화사 두둥) 출연을 확정하고 관련 준비에 한창이다. 영화는 사기꾼만 골라 속이는 ‘지능형 사기꾼’의 이야기다.
현빈이 맡은 주인공 황지성은 현란한 말솜씨와 손해보지 않으려는 성격, 화려한 외모까지 갖춘 인물. 그동안 무거운 분위기의 영화에 주로 참여해온 현빈이 이미지 변신을 위해 고심 끝에 결정한 작품이다.
7월6일 개봉하는 유승호 주연의 ‘봉이 김선달’(감독 박대민·제작 엠픽쳐스) 역시 속고 속이는 ‘사기판’을 기획하고 주도하는 사기꾼의 이야기다. 앞서 ‘검사외전’과 ‘꾼’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극의 배경이 조선이란 사실 뿐이다.
이 밖에도 임시완으로 최근 촬영을 마친 ‘원라인’, 이병헌이 한창 촬영 중인 또 다른 영화 ‘마스터’ 역시 사기꾼이 주인공이다. 임시완이 엉겁결에 대출 사기의 세계에 접어든 ‘초보’라면, 이병헌은 수천 억 원을 가로챈 노회한 다단계 사기꾼을 그린다.
이 같은 분위기는 가장 주목받는 흥행 장르로 꼽히는 범죄 액션영화가 늘어나고 그 장르를 표현하는 극적인 캐릭터로서 사기꾼이 적극 활용되면서 시작됐다.
‘봉이 김선달’ 역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탓에 사극으로 묶이지만, 그 시대적 상황을 벗기면 범죄 액션 장르에 속한다.
한편으로 사기꾼 캐릭터는 배우에게 매력적인 연기 변신의 기회도 제공한다.
‘검사외전’의 강동원이 더 크게 주목받은 이유도 그가 가진 능청스럽고 코믹한 매력을 관객이 새롭게 확인했기에 가능했다.
‘봉이 김선달’의 주인공 유승호는 “한 편의 영화에서 이렇게 많은 변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20대 초반인데도 그동안 묵직한 인물과 작품에 몰입했던 그가 처음으로 부담을 덜고 유쾌하면서도 노련한 매력을 관객 앞에 펼친다는 사실부터 관심을 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시나리오를 받는 배우로 통하는 현빈이 여러 제안에도 굳이 ‘꾼’을 택한 이유도 비슷하다. 소속사 베스트엔터테인먼트는 “사극 ‘역린’이나 최근 촬영한 ‘공조’에서 보여준 모습과 전혀 다른, 사기꾼 역할을 통해 신선하고 스타일리시한 연기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