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상의 빛’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그의 스승인 허우 샤오시엔과의 남다른 인연을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들의 첫 만남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다큐멘터리 연출가였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후지TV에 재직하던 시절 대만영화에 대한 다큐멘터리 제의를 받게 된다. 이 작업을 통해 평소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광적인 팬이자, 극 영화에의 열망을 꾸준히 품어왔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훗날 자신의 ‘스승’이 된 허우 샤오시엔 감독과 첫 만남을 가졌다.
허우 샤오시엔 감독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데뷔작 ‘환상의 빛’을 준비할 당시, 자신의 촬영 스태프를 소개해주는 등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희몽인생’(1993), ‘연연풍진’(1986)의 음악감독 진명장이 ‘환상의 빛’에 참여했다. 33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내놓은 첫 장편영화 ‘환상의 빛’은 1995 베니스 국제영화제 촬영상(황금오셀리오니상), 벤쿠버 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용호상)을 수상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외에도 시카고, 로테르담, 샌프란시스코 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 잇따라 초청돼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데뷔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 한편으로, ‘환상의 빛’을 본 허우 샤오시엔 감독은 ‘좋은 데뷔작’이지만, 부족한 부분에 대해 뜨끔한 일침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 그의 애정 어린 충고 덕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거장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클래식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영화 ‘환상의 빛’은 가족, 상실, 그리고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로 우리의 마음을 울려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클래식’의 첫 번째 작품이다. 지금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있게 한 영화 ‘환상의 빛’은 7월 7일, 국내 첫 개봉해 관객들에게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뜻 깊은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