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박세혁. 스포츠동아DB
양의지 복귀 후 다시 백업포수 자리이동
“6월은 나에게 터닝포인트…많이 배웠다”
두산 박세혁(26·사진)에게 6월은 길고도 짧은 한 달이었다. 2일 마산 NC전에서 주전포수 양의지가 무릎 부상을 입자 박세혁은 바로 다음날부터 선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지난해까지 1군 경험이 24경기에 불과했던 그가 한순간에 주전 안방마님을 맡게 된 것이다.
20여일이 지났다. 26일 양의지가 선발포수로 다시 나서며 박세혁은 다시 백업포수로 자리바꿈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기회를 얻었던 그는 “6월은 나에게 터닝포인트였다. 1군에서 선발로 뛰면서 많은 걸 느끼고 배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의 임무는 선배 양의지의 빈자리를 채우는 일. 후배 박세혁은 그 무게감을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그는 “(양)의지 형이 다쳐서 두산을 걱정하는 주위 시선이 많은 걸 알고 있었다. 나 역시 어떻게 저 자리를 메워야 하는지 걱정이 많았다”며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그러나 “방망이엔 한계가 있어도 수비는 노력하면 가능하다고 스스로 자신감을 불어넣었다”며 당시의 패기 넘치는 각오를 전했다.
25일까지 19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박세혁은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드러냈다. 타격 성적은 타율 0.200, 1홈런, 8타점. 주로 하위타순에 나선 점을 감안하더라도 1군 선수로선 만족할 기록이 아니었다. 그러나 팀이 이 기간 14승5패로 순항했고, 박세혁 역시 0.385의 준수한 도루저지율(13시도 5저지)과 안정적인 리드를 보였다. 그는 “아직 블로킹 미스도 많고, 투수 리드 능력도 부족하다. 다행히 팀 승률이 좋아 단점이 묻힌 편”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박세혁에 대한 시선도 의문부호에서 긍정으로 바뀐 상태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박세혁이 초반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금방 감을 잡고 수비에서 너무나 잘 해줬다”며 여러 차례 칭찬을 보냈다. 박세혁과 세 번 호흡을 맞춰 2승을 챙긴 선발 장원준도 “(박)세혁이가 그라운드 밖에서 상대타자 연구를 많이 하기 때문에 호흡을 편하게 맞출 수 있었다”며 후배를 챙겼다.
그가 돌아온 자리는 이전처럼 출전명령을 기다리는 백업포수. 박세혁은 “다시 벤치에서 (양)의지 형의 플레이를 보면서 내가 무엇을 못했는지 반성할 수 있게 됐다. 또 한번 배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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