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데이’를 맞아 롯데와 삼성 치어리더들이 29일 사직구장에서 합동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마스코트 블레오가 사직구장에서 시구를 하고 삼성 치어리더들이 사직 1루 롯데 응원단에 올라 열정적으로 춤을 춘다. 그 사이 롯데 치어리더들은 3루 삼성 덕아웃에서 원정 팬들과 환호를 지르며 함께한다. 키스 타임에는 삼성-롯데 커플이 입맞춤을 하고 양 팀 팬들이 함께 노래도 부른다. 전광판에는 ‘우리가 남이가’가 선명하다.
종종 양 팀 응원단이 서로를 향해 고함을 치고 과거에는 물리적 충돌도 빈번했던 프로야구장이기 때문에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지만 현실이었다.
삼성과 롯데는 29일 사직구장에서 ‘1982 클래식씨리즈’ 2탄 ‘우리가 남이가’를 개최했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팀 이름과 명칭, 모기업이 변하지 않은 유이한 두 팀인 삼성과 롯데가 손을 잡고 팬들에게 선물한 뜻 깊은 축제였다. 지난달 삼성과 롯데는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클래식씨리즈’ 1탄 ‘응답하라 1982’를 통해 한국프로스포츠의 새로운 마케팅을 개척했다. 당시 삼성 팬들과 롯데 팬들이 함께 ‘부산 갈매기’를 열창하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고, 프로야구를 통한 지역 화합의 큰 가능성도 보여줬다.
2탄은 더 솔직했다. ‘우리가 남이가’는 정치권에서는 금지어지만 프로야구 구장에서는 더 큰 우정을 상징하는 말이었다.
삼성과 롯데의 큰 협업은 롯데 마케팅팀 김건태 대리의 아이디어로 출발했다. 김 대리는 “지난해 삼성 올드유니폼 행사를 보면서 생각이 떠올랐다. 이후 삼성 실무진에게 제안을 했고 곧 성사됐다. 삼성에서 더 많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공해주고 알찬 구성을 해줘 감사할 뿐이다. 팬들에게 뜻 깊은 선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사직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