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0호로 보름간 슬럼프 날린 김재환

입력 2016-06-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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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환. 스포츠동아DB

아홉수 걸린 뒤 감감 무소식이던 20호 홈런
보름 만에 손맛 보며 슬럼프 탈출


올 시즌 두산이 내놓은 깜짝 스타는 김재환(28)이다. 2008년 인천고 졸업 후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재환은 10년 만에 날개를 활짝 펴고 팀의 중심타자로 우뚝 섰다. 28일까지 그의 성적은 타율 0.338, 19홈런, 60타점, 47득점. 특히 홈런부문에서 LG 루이스 히메네스와 함께 공동 2위를 형성하며 잠실 거포로서의 입지를 넓혀갔다.

그런데 최근 들어 김재환의 장기라 할 수 있는 대포가 오랫동안 자취를 감춘 상황이었다. 그의 올 시즌 마지막 홈런은 6월14일 광주 KIA전에서 쏘아올린 2방의 아치였다. 이날 솔로포와 3점포로 18·19호를 연이어 터뜨린 김재환은 이후 아홉수에 빠지며 2주 넘게 20호 홈런을 신고하지 못했다.

문제는 홈런만 실종된 것이 아니라는데 있었다. 2루타와 3루타를 포함한 장타 역시 이달 중순부터 급격히 감소했다. 김재환이 28일까지 최근 10경기에서 기록한 장타는 23일 잠실 kt전에서 때려낸 2루타가 유일했다. 단타는 꾸준히 생산하고 있는 데 반해 장타는 눈에 띄게 감소한 수치였다.

이에 대해 김재환은 “요새 타석에 설 때 힘이 들어가면서 장타가 줄었다”면서 “그러나 일시적인 슬럼프이기 때문에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두산 박철우 타격코치는 28일 잠실 NC전을 마치고 “(김)재환이가 풀타임을 소화하는 시즌이 처음이라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어하면서 타격 밸런스가 조금 흐트러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격 자세가 커지며 삼진도 늘어난 편이지만 홈런타자가 삼진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상대의 집중견제 역시 넘어야 할 산. 박 코치는 “초반보다 철저해진 상대 전력분석에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그 부분을 이겨내야 좋은 타자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제자를 향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박 코치는 “그래도 재환이가 내일(29일)엔 홈런 하나 칠 것 같다”며 그를 감쌌다.

박 코치의 응원을 들었던 것일까. 김재환은 29일 잠실 NC전에서 6회 3점홈런을 때려내며 보름 만에 아홉수를 끊어냈다. 6회 상대선발 재크 스튜어트의 146㎞ 직구를 밀어쳐 좌측담장을 그대로 넘겼다. 홈런 1위인 NC 에릭 테임즈를 앞에 두고 날린 호쾌한 장타로 김재환은 LG 히메네스를 제치고 홈런 단독 2위에 올라서며 다시 홈런 레이스에 불을 지폈다.

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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