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 경기당 1.92골…출전국 확대의 ‘부작용’

입력 2016-07-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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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기 위한 경기…득점 하락
작은 나라들 이변은 긍정적 효과


프랑스에서 펼쳐지고 있는 2016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에는 16개국이 아닌 24개국이 출전했다. 유로 역사상 처음이다. 16개국이 도전한 지난 대회까지는 조별리그 1·2위가 8강에 올랐지만, 24개국이 4개국씩 6개조로 나눠 자웅을 겨룬 이번 대회부터는 각조 1·2위뿐 아니라 각조 6개국 중 상위 4개국도 16강에 진출한다.

출전국수가 늘어나면서 경기의 질도, 흥미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대회에서 포르투갈은 조별리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16강에 합류했다. 24개국 중 8개국을 탈락시키기 위해 무려 36경기를 치렀다. 약팀에도 기회를 준 유럽축구연맹(UEFA)의 결정사항이었다.

우려했던 대로 출전국 확대는 부작용을 낳았다. 각 팀이 ‘이기기 위한 경기’가 아니라 ‘지지 않기 위한 경기’를 하면서 조별리그 득점이 줄었다. 경기당 1.92골이었다. 이는 1992년 대회 1.75 골 이후 최저수치다. 16강 토너먼트에서도 포르투갈-크로아티아전은 최악의 경기였다. 메이저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90분 내내 유효 슛이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포르투갈은 연장전에서야 한 골을 넣고 8강에 올랐다.


그러나 출전국 확대가 부정적 결과만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기존 강팀들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작은 나라들에 덜미를 잡히는 등 이변이 속출하면서 주목도를 높였다. 대표적 사례가 아이슬란드의 기적이다. 총 인구가 33만명에 불과한 소국 아이슬란드가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꺾고 8강에 오른 것은 프랑스 현장을 찾은 아이슬란드 국민뿐 아니라 타국 팬들까지 감동시켰다. 웨일스도 1958년 스웨덴월드컵 이후 처음 나선 메이저대회에서 대뜸 8강에 올랐고, 폴란드 역시 1986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30년 만에 메이저대회 조별리그를 통과해 대회의 흥미를 배가시켰다.

런던 | 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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