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마스크와 작별하고 거포가 된 그들

입력 2016-07-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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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최준석-SK 최승준-두산 김재환-삼성 최형우(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주목할만한 포수출신 거포들의 행보

박병호 강정호 최형우 최승준의 공통점은?

SK 최승준(28)은 4일까지 17개의 홈런을 날리며 프로입단 10년 만에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최승준의 활약은 KBO리그에 또 한명의 포수 출신 거포가 탄생했다는 의미가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강정호(피츠버그)와 박병호(미네소타), 타격 1위와 홈런 17개로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 최형우, 롯데 중심타자 최준석, 두산에서 맹활약을 시작한 김재환, 넥센의 자존심 이택근의 공통점은 모두 고교시절이나 프로에서 포수로 뛰다 포지션을 변경했다는 점이다.

강정호는 KBO리그 뿐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도 강력한 장타력을 뽐내고 있는데, 고교시절 유격수와 포수, 투수 모두에서 재능을 선보였다. 2006년 현대에 지명될 때 공식적으로 기록된 포지션은 포수였다. 프로 입단 후 각 파트 코치가 육성에 욕심을 냈는데 가장 경쟁력이 뛰어난 유격수로 낙점됐다. 박병호도 성남고 시절 포지션은 포수였다. 프로 입단 후 타격 재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1루로 수비위치를 옮겼다.

최형우는 2002년 입단 당시 삼성에서 타격과 수비 모두 빼어난 실력을 갖춘 ‘미래의 진갑용’으로 꼽혔다. 당시 김응룡 삼성 감독은 최형우를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입단한 현재윤과 함께 중국으로 보내 조범현 배터리 코치(현 kt 감독)에게 특별 훈련을 받도록 하기도 했다.

이택근도 고려대 시절 촉망받는 포수였고, 2003년 현대 입단 후 1군에서 포수로 17경기를 뛰었다. 포수왕국 두산에서 포지션 경쟁에서 뒤진 김재환은 외야수로 변신한 후 올 시즌 벌써 21개의 홈런을 치며 리그 정상급 타자로 발돋움하고 있다. 최승준은 동산고 시절 류현진의 공을 받으며 이름을 알린 포수 출신으로, 역시 프로 입단 후 포지션을 바꿨다.

포수에서 내야수, 외야수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는 대부분 타격이 워낙 뛰어나서, 아니면 포수로는 1군에서 뛰기 어렵지만 방망이 재능을 살리기 위해서다. 최형우의 경우 국내 최고 포수 육성 전문가인 조범현 감독이 정성을 쏟았지만 짧은 송구에 어려움을 겪어 마스크를 벗었다. 조범현 감독은 “최형우는 타격에 있어 큰 잠재력을 갖추고 있었다. 포수로도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유망주였다. 어깨도 강하다. 리그 정상급 타자로 활약하고 있는데 앞으로 몇 년 후까지 자기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타격 실력을 갖췄다. 포수로 투수를 리드했던 경험, 경기 전체를 읽었던 느낌 등이 타격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포수 출신 거포들 대부분은 수 싸움에 능하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상대 포수와 머리싸움도 즐긴다. 이는 투수 출신 타자들과 공통점이다. 투수 출신 NC 이호준은 “항상 내가 투수라면 어떤 공을 던질까?”라는 의문부호를 달고 타격을 시작한다고 했다. 포수 출신 투수 kt 김재윤은 지금은 타자를 바라보고 공을 던지지만 뒷모습을 바라봤던 포수 시절 경험이 든든한 자산이라고 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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