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의 강세…한국대중음악, 힙합으로 권력이동?

입력 2016-07-09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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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음악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5’. 사진제공|Mnet

케이블채널 엠넷 ‘쇼미더머니5’ 음원이 음악차트에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8일 현재 멜론 등 국내 모든 음악사이트에서 원더걸스의 ‘와이 소 론리’가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포에버’ ‘호랑나비’ ‘쿵’ 등 ‘쇼미더머니5’를 통해 처음 소개된 곡이 대부분의 차트 10위권에 5곡 안팎을 올려놓고 있다. 원더걸스의 신곡이 나오기 전까지 수지, 태연, 비스트 등 인기 아이돌의 신곡도 모두 ‘쇼미더머니’ 앞에서 무력함을 느꼈다.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에 따르면 2015년 ‘쇼미더머니4’의 음원매출이 2014년 ‘쇼미더머니3’에 비해 약 60% 증가했을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쇼미더머니’는 논란과 비난도 많지만 비와이, 베이식 등 시즌마다 새로운 스타들도 탄생한다.

현재 음원을 공개하는 지상파 음악예능프로그램으로 MBC ‘복면가왕’과 ‘듀엣가요제’, SBS ‘신의 목소리’와 ‘판타스틱 듀오’, KBS 2TV ‘불후의 명곡’ 등이 있지만 케이블채널에서 방송되는 ‘쇼미더머니’만 유독 음원시장에서 힘을 발휘한다. 이런 기세라면 방송 음원계 최강자로 꼽히는 MBC ‘무한도전’마저 따라 잡을 기세다.

음악예능들이 저마다 포맷이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쇼미더머니’의 인기는 국내 음악팬들의 취향이 전통 인기장르인 발라드에서 힙합으로 옮겨갔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가온차트의 연간 디지털 종합차트 100위권을 보면, 2014년엔 발라드 곡수가 36곡이었지만 2015년 24곡으로 줄었다. 반면 힙합은 2009년 7곡에 그쳤지만 2014년에 18곡, 2015년엔 27곡으로 크게 늘었다. 2015년 차트만 보면 힙합이 3곡 더 많다.

이 같은 힙합의 성장세가 ‘쇼미더머니’라는 음악프로그램과 해당 음원이 인기를 얻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음반제작자들 사이에서도 “돈을 벌려면 힙합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해있을 정도다.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가온차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쇼미더머니’의 인기는 현재 국내 대중음악 시장에서 나타나는 인기음악 장르의 변화와 흐름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방송사의 수익 다변화와 음악 소비자의 다양성 추구 욕구와 맞물려 방송음원이 가요계에 미치는 영향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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