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기적 소리 들린다…영화 ‘부산행’, 천만 기적 이룰까

입력 2016-07-12 18: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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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산행’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선로 위에 섰다. 기적 소리가 들린다. 이제 달릴 일만 남았다. 20일 스크린으로 떠나는 이 영화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12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부산행’ 기자간담회. 이날 행사에는 ‘부산행’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공유 정유미 마동석 최우식 안소희 김수안 그리고 김의성이 참석했다.

‘부산행’은 전대미문의 재난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 프로젝트. 좀비를 소재로 한 점이 낯선 동시에 신선하게 다가온다.

공유는 “우리나라에서 생소한 소재를 많은 관객이 볼 수 있는 기획 영화로 만든 점이 흥미로웠다”며 “연상호 감독에 대한 기대가 있었고 좋은 배우들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다”고 ‘부산행’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부산행’은 ‘돼지의 왕’ ‘사이비’ 연상호 감독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실사 작품이다. 제69회 칸 국제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티에리 프레모 칸 국제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역대 최고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이라고 평가받는 등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칸의 추억을 떠올리며 공유는 “칸에서 영화를 처음 봤고 오늘 한 번 더 봤다. 나라마다 정서가 달라서 그런지 칸에서와 오늘 주변 관객의 반응에 차이가 있더라. 흥미로운 점이었다”며 “칸에서 아주 큰 극장에서 나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박수갈채를 받은 것은 기쁘고 흥분되고 신선한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솔직히 지금은 ‘한국에서 개봉할 때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이 이 생소한 소재의 영화를 볼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고민된다. 칸에서보다 한국 관객들이 더 열띤 환호와 박수를 보내주고 사랑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부산행’에는 총 제작비 115억원(순제 85억원)이 투입됐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비해 상당히 적은 제작비지만 할리우드 못지 않게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연상호 감독은 “예산이 아주 큰 영화가 아니다 보니 특수효과에 대한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실제로 사람이 연기한 것에 일부 CG가 섞이기도 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방법을 총동원했다. 적은 예산으로 큰 그림을 보여주기 위해 제작진 모두가 노력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실사 영화를 찍어보지 못한 감독이다. 그래서 만들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투자와 캐스팅 그리고 촬영 단계에서 난항이 전혀 없었다. 촬영 하는 내내 현장에서 짜증 섞인 소리 하나 없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공유는 “작년 여름 가장 뜨거울 때 촬영했다. 극 중 네 칸을 넘어 가야 하는 상황을 찍을 때 특히 더웠다. 열차 칸 안에서 많은 배우들과 뒤섞여서 찍다 보니까 육체적으로 힘들었다”고 뒤늦게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그동안 액션은 좀 해봤으니 이쯤이야’라고 생각했다가 곤혹을 치렀다. 좀비 역할 배우들과 싸우고 다툴 때 그들의 움직임은 불규칙적이다. 몸에 경련이 있고 팔도 꺾인 채 덤비니까 받는 입장에서 액션하기 쉽지 않더라. 좀비가 계속 움직이니까 정타를 치기 정말 어려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도가니’ 공유와 재호흡을 맞추는 동시에 마동석과 부부로 호흡을 맞춘 정유미. 그는 “이번에도 공유와 영화에 같이 나왔다. ‘부산행’은 영화적인 재미도 분명이 있다. 그리고 ‘도가니’와 비슷한 맥락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의미 있는 영화를 공유와 함께해서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마동석과의 호흡은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는데도 그것을 마동석 배우가 잘 받아줬다. 자연스러웠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마동석은 “극 중 재난 상황에서 아내와 2세를 지키기 위해 싸운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보편적인 정서”라고 설명했다. 이에 마이크를 든 공유는 “보통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극에서 싸움을 너무 잘한다”고 설명을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공유뿐 아니라 마동석도 좀비와의 액션 연기 합에 어려움을 고백했다. 마동석은 “열차 안이 거의 찜통 같았다.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데 그 안에서 연기해야했다. 좀비 연기하는 분들은 10~20명이 몰려 있는데 그분들 끼리 의도치 않게 서로 때리는 것 같더라. 서로 맞고 때리면서 아파하는 연기가 저절로 나오더라. 우리도 사소한 부상이 있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잘 찍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최우식은 “(야구선수라는 캐릭터 설정상) 상대를 방망이로 때려야 하는 장면이 많았다. 거리를 잘 조절하지 못해서 상대를 진짜로 때린 적이 많았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더불어 그는 “이번 현장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많이 배웠다. 연기뿐 아니라 액션도 경험이 너무 없다 보니 현장에서 많이 배웠다.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연기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공유 마동석 두 선배에게 많이 배웠다. 감사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극 중 최우식과 러브라인을 그린 안소희는 “오랜만에 영화를 촬영했다. 현장에서 설레면서도 긴장됐다”면서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다같이 보니까 보람을 느낀다. 내가 나오는 장면을 보면서 나도 신기했다. 놀라기도 하고 감정적으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내 연기에 만족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솔직하고 겸손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간담회의 엔딩은 아역 배우 김수안이 화려하게 장식했다. 김수안은 “더운 날에 우리 영화 보러 와줘서 감사하다”면서 “‘부산행’이 꽁꽁 언 얼음길이 아닌 꽃길을 걷게 해달라”는 주옥 같은 멘트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수안의 바람과 공유의 기대 그리고 연상호 감독의 자신감대로 영화 ‘부산행’이 꽃길을 걸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7월 20일 개봉.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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