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오른쪽), NC 김경문 감독은 OB 선후배 포수, 코치와 선수, 감독과 코치로 무려 25년간 인연을 이었다. 그리고 7월 16일 올스타전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감독 대 감독으로 격돌한다. 스포츠동아DB
● 올스타전까지 흘러온 25년 인연
김태형 그리고 김경문, 두 감독의 인연은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1년 두산의 전신인 OB에서 나란히 포수 마스크를 나눠 썼다. 선배 김경문은 현역 마지막 해였던 당시 57경기를, 후배 김태형은 88경기를 뛰며 안방을 지켰다. 인연의 끈은 쉽게 풀어지지 않았다. 김경문 의 은퇴 후에도 둘은 배터리코치와 선수로 연을 이어갔다. 김경문이 2004년부터 8년간 두산 지휘봉을 잡는 동안엔 김태형은 선배의 자리를 이어받아 배터리코치로 감독을 보좌했다.
그러나 2011시즌 도중 김경문 감독이 팀을 떠나면서 헤어진 둘은 지난해 각각 두산과 NC 사령탑으로 재회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맞붙은 플레이오프에서 김태형 감독이 5차전 끝에 웃었고, 김경문 감독은 후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 처음이라 더 반가운 올스타전
두 사령탑의 오랜 인연은 올해 들어 더 치열한 경쟁구도로 바뀌었다. 나란히 ‘선 굵은 야구’를 표방하는 김태형 감독과 김경문 감독은 전반기 내내 선두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였다. 일단 김태형 감독의 두산이 전반기를 1위로 마감하면서 2위에 오른 NC 김경문 감독에 판정승을 거둔 상황이다.
둘은 이번 올스타전에서 생애 첫 지휘봉을 잡는다. 김태형 감독은 2년 만에 영예를 차지한 반면, 김경문 감독은 두산 재임 시절부터 유독 올스타전과는 연이 닿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언제 한번 올스타전 감독 맡을까 했는데 드디어 나서게 됐다. 처음이기 때문에 영광스럽기도 하고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며 소감을 남겼다.
1991년 OB 팬북 촬영에서 나란히 같은 유니폼을 입은 김경문(왼쪽)-김태형 감독. 둘이 함께 현역으로 뛴 시즌은 이 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사진제공| 두산
김태형 감독 역시 설렘이 앞섰다. 김 감독은 “나에게도 올스타전 사령탑을 맡는 날이 올지 몰랐다”며 “공교롭게 김경문 감독님과 만나게 됐다. 아무쪼록 팬들에게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14일 마산 NC전을 끝내고 라인업 구상에 들어간다.
한편 KBO리그 최고의 스타들은 15일 퓨처스올스타전과 16일 올스타전을 통해 팬들과 만난다. 첫날 미래의 주인공을 꿈꾸는 퓨처스 선수들을 지켜보는 재미는 물론, 이튿날 역대 35번째 미스터올스타에 오를 선수를 예상해보는 즐거움이 관전 포인트다.
마산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