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현아가 포미닛 해체 후 ‘솔로가수’로 첫 공식 무대에 나섰다.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의 GWK문화공원에서 열린 음악축제 ‘바이럴 페스트 아시아 2016’이 그 무대였다. 이 축제는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두고 중국, 태국 등 아시아 12개국에 공식 서비스하는 동영상 플랫폼 웹TV아시아가 주최한 아시안 음악페스티벌. ‘바이럴 페스트 아시아 2016’의 핵심 행사인 라이브 콘서트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대만 홍콩 싱가포르 일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12개국 30여팀의 가수들이 참여했다. 현아는 헤드라이너(간판출연자)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6월 중순, 현아가 7년간 몸담았던 포미닛이 해체를 발표한 후 솔로 가수로서 첫 행보를 발리에서 시작한 현아는 ‘빨개요’ ‘아이스크림’ ‘내가 잘나가서 그래’ ‘아이스크림’ ‘버블팝’ 등 5곡을 불러 현장의 8000명의 관객과 아시아 주요 국가의 매체 관계자 200여명을 사로잡았다. 현아의 무대는 웹TV아시아를 통해 생중계돼 1억5000만 아시아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포미닛 해체 후 솔로가수로 첫 무대에 오른 현아를 만나 새 출발에 대한 소감과 각오를 들었다.
-솔로가수로 전향한 후 나선 첫 무대 소감은.
“내가 ‘긴장했다’고 하면 안 믿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솔직히 긴장을 참 많이 했다. 나는 밸런스가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려면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서 만들어내는 스타일인데, 혼자 무대에 서는 자리에서 뭔가를 보여준다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 기회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큰 에너지를 드리고 싶다.”
-피날레 무대는 ‘아시아 대표가수’를 의미한다.
“케이팝 가수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많은 아시아 가수들이 모이는 페스티벌은 처음이다. 그 사이에서 내가 피날레를 맡았다는 것이 처음엔 거짓말인 줄 알았다. 발리에 도착해 도로에 붙은 행사광고물에 내 얼굴이 가장 크게 새겨져 있어서 책임감 같은 것이 생기더라. 기분이 정말 좋다. 열심히 준비해서 오길 잘한 것 같다.”
-아시아 음악축제 참가 자체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오늘 자리가 의미 있다고 느낀 것이, 아시아권 아티스트들이 전 세계에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시작점이 된 것 같다는 거다. 생각했던 것보다 아시아의 힘을 이번에 많이 느꼈다. 아시아권 아티스트들이 많은 관심을 받는 기회가 있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었다. 이런 페스티벌을 통해 아시아가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런 좋은 기회가 자주했으면 좋겠다. 오늘 아시아권 아티스트들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축제에서 내가 피날레를 장식했다는 점에 다시 한 번 감사하다.”
-동남아 공연은 자주 가졌나.
“예전 프로모션차 다니긴 했지만 3년 전부터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 유럽으로 나갔고, 중국어권으로 갔다. 그런데 발리와는 인연은 있는 것 같다. 5월 화보 촬영도 발리서 했고, 그때 솔로앨범 작업도 시작했다. 두 달 만에 발리가 다시 나를 찾아줘서 좋았다.”
-발리에서 인기를 실감한 사례가 있었다면.
“자정이 지난 새벽시간에 발리에 도착했는데, 많은 팬들이 공항에 나와 주신 걸 보고 놀랐다. 5월 화보촬영 때 수백명이 나와 주셨는데, 참 감사했다. 또 공연 전날 열린 레드카펫에서 웹TV아시아 대표와 인도네시아 관광부장관이 ‘웰컴 현아’라고 해줘서 고마웠다.”
2007년 원더걸스로 데뷔한 현아는 이듬해 탈퇴했다가 2009년 포미닛으로 다시 데뷔했다. 솔로 가수로 또 한 번 새 출발하는 그에게 얼마 전 컴백한 원더걸스의 활동은 남다른 감회를 안겼을 터.
-얼마 전 나온 원더걸스 신곡은 어땠나.
“진심으로 좋았다. 원더걸스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도 계속 연락했다. 예은 언니랑 소통을 많이 하는데, 노래를 먼저 들어보기도 했다. 나도 지금 준비 중인 새 앨범 수록곡을 들려줬다. 예은 언니는 평소 칭찬을 잘 해주는 스타일인데, 내게 용기를 북돋워줬다. 원더걸스는 이제 내가 할 수 없는 음악 스타일을 하고 있는데, 신기하다. 서로 각자의 길을 가고 있는데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신기하고 멋있다고 느껴진다.”
-앨범 준비 중인데 이번에도 여름이다. ‘서머 퀸’ 수식어도 있는데.
“여름하면 생각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나는 앨범 시기를 미리 정해놓고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퍼포먼스를 위한 좋은 영감을 받고, 또 좋은 곡이 나오면 바로 준비해서 내는 편이다. 그런데 여름에 그런 영감을 많이 받는다. ‘서머 퀸’이란 수식어에 부응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영화 ‘곡성’의 나홍진 감독은 개봉을 앞두고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현아에게 출연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던 일화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나 감독은 현아에게 천우희가 맡았던 역할을 제안했다.
-영화 ‘곡성’ 출연 제안을 거절했던 일이 뒤늦게 화제가 됐다.
“그때가 3년 전이었다. 나홍진 감독님이 회사로 찾아오셨다. ‘내가 뭐라고 여기까지 와주셨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중히 거절하기에도 정말 과분한 관심이었다. ‘무대에서 보여주는 에너지를 스크린에서도 보여주면 새로운 현아의 모습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지만, 나는 겁이 많았다. 한 길만 걷는 스타일이어서 연기를 한다는 게 두려웠다.”
-그래도 가능성을 본 것인데, 또 기회가 온다면.
“연기 도전을 깊게 고민해본 적은 없다. 그러나 지금 마음도, 내가 겁이 많아서 시도해볼 생각이 들지 않을 것 같다. 내 무대에 나 스스로가 만족감이 들어야 연기도 생각해볼 텐데, 아직은 아닌 것 같다. 또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캐릭터가 나눠지면 안 될 것 같다.”
발리(인도네시아)|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