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외야진 완성은 ‘김재환 수비’에 달렸다

입력 2016-07-25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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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두산은 지난해까지 국가대표급 외야진을 자랑했다. 김현수(28·볼티모어)와 정수빈(26), 민병헌(29)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수비는 물론 타격면에서도 부족함이 없었다. 김현수가 빠진 올 시즌 역시 마찬가지. 박건우(26)와 김재환(28)이라는 스타가 탄생하며 김현수의 공백을 일찌감치 지워냈다.

지난해보다 오히려 풍성해진 외야진 탓에 붙박이 주전이었던 정수빈이 백업으로 밀려날 정도로 두산은 행복한 고민을 안게 됐다. 현재 두산이 내놓는 외야 선발라인업은 좌익수 김재환과 중견수 민병헌, 우익수 박건우. 여기서 드러난 한 가지 문제점은 김재환의 ‘수비력’이다.

포수 출신인 김재환의 올 시즌 프로필상 포지션은 내야수다. 포수 마스크를 내려놓은 뒤 1루수를 노렸던 그는 팀 사정상 외야로 한 차례 더 전향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의 방망이가 올해 들어 불을 뿜으면서 수비 포지션을 두고 고민이 생겼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결국 부진한 정수빈을 대신해 김재환을 외야 붙박이로 돌리는 결정을 내렸다. 수비에선 조금 부족하더라도 타선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출발은 좋았다. 김재환은 전반기까지 실책이 1개일 정도로 예상을 깬 수비를 선보였다. 간간히 실수도 있었지만 타석에서의 강점으로 이를 만회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문제점이 조금씩 드러났다. 그는 21일 삼성전에서 평범한 뜬공을 놓치더니 24일 LG전에서도 같은 실수를 범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에 대해 두산 김태형 감독은 아직은 괜찮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김재환은 그 정도면 충분히 잘하고 있다. 외야로 간지 몇 개월 됐다고 벌써부터 국가대표급 수비를 바라는 건 욕심”이라며 그를 감쌌다. 이어 “아직 경험이 적다. 어깨는 좋으니 경험을 더 쌓으면 나아질 것”이라고 우려를 차단했다.

선두 두산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실시된 상황이다. 가을 무대에선 실수 하나가 패배로 직결되는 만큼 김재환의 수비에 더욱 초점이 쏠릴 수밖에 없다. 만약 김재환이 큰 경기에서 좌익수로 나서지 못할 경우 김재환과 오재일(30), 닉 에반스(30) 중 한 명이 선발라인업에서 빠져야 하기 때문에 나비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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