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리우] 양궁대표팀, 아찔한 테러 해프닝

입력 2016-08-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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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15. 양궁, 황당한 ‘오역 소동’

양궁은 대한민국 전통의 올림픽 효자종목이다. 개막이 임박한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한국 선수단의 대회 초반 분위기를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가 크다. ‘언제나 잘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감과 높은 국민적 관심 때문에 태극궁사들의 어깨 또한 무겁다.

이 와중에 양궁대표팀이 ‘불필요한’ 주목을 받았다. 30일(한국시간) 일부 국내 매체에서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이 리우올림픽 기간 중 브라질 현지의 ‘외로운 늑대’들에게 양궁 종목을 대상으로 테러를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한 탓이다. 국제테러감시단체 시테(SITE) 인텔리전스의 홈페이지를 인용한 이날 보도로 양궁계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선수단에는 안부를 묻는 지인들의 연락과 메시지가 쇄도했고, 현지로 파견된 대한체육회와 대한양궁협회 자체 지원단은 세계양궁연맹(WA)과 연락을 취하며 사태 파악에 나섰다.

주말 내내 분주히 움직인 결과, 다행히 대표팀의 안전을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다소 황당한 ‘오역’에서 사태가 시작됐다. ‘석궁(crossbow)을 이용해 올림픽 참가자들을 공격하는 편이 수월할 것’이라는 내용이 ‘양궁 종목 테러’로 둔갑됐다. 석궁과 양궁(archery)은 영문 철자부터 다를 뿐만 아니라, 특정 종목이나 경기장이 테러 대상으로 지목되지도 않았다. 한바탕 소동을 겪은 양궁협회는 이례적으로 “선수단이 동요 없이 대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양궁에 대한 테러 위협은 일단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완전히 안심할 순 없다. 현지의 불안한 치안, 이슬람국가(IS)가 주도하는 테러 위협 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군·경찰 병력을 대거 투입할 계획이지만, 100% 안전을 보장받을 순 없다. 양궁대표팀은 후원사 현대자동차의 지원을 받아 별도의 경호인력을 보강했다. 스스로 조심해서 나쁠 것은 전혀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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