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 돋보기] ‘인간적으로’ 아쉬운 11번가 새 광고

입력 2016-08-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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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플래닛 11번가

SK플래닛 11번가의 새로운 CF. 인기 아이돌그룹 빅스(VIXX)를 모델로 기용해 찍었다.

올 초에 오픈한 생활플러스의 편리함을 알리기 위한 CF다. 생활플러스는 생활형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모아 편리하게 주문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코너이다. 청소, 세탁, 세차, 수선과 같은 집안일이나 셔츠, 구두, 인테리어 등 일정조율이 쉽지 않은 맞춤제작, 여기에 배달음식 주문까지 생활 속 불편함을 덜어주는 서비스들을 한 곳에 모았다.

SK플래닛 11번가는 생활플러스를 홍보하며 ‘인간적으로’라는 카피를 내세웠다. 그렇다면 이제 SK플래닛 11번가의 새로운 CF가 얼마나 ‘인간적으로’ 알리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전달했는지를 들여다 볼 시간이다.

이 CF의 아이디어는 이렇다. 아이돌 스타들은 바쁘다. 새벽부터 한 밤중까지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못 할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한다.

빅스의 숙소, 그 중에서도 넓은 거실이 이 CF의 무대이다. 거실은 한 눈에 보기에도 매우 어질러져 있다. 소파 위에는 옷가지가 아무렇게나 널려있고, 테이블에는 뭔가를 먹고 난 그릇이 쌓여 있다. 카펫 위도 온갖 물건들로 눈이 아플 지경이다. 남자 멤버들끼리 생활하는 공간이라는 ‘느낌적인 느낌(?)’이 확 다가온다.

빅스 멤버의 목소리로 “청소, 세탁, 세차, 밑반찬, 음식배달…”이 나열되고 나서는 마술처럼 거실에 차례로 빅스의 멤버들이 등장한다. 누군가는 편하게 바닥에 앉아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고, 누군가는 거실을 걷거나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모두들 밝은 얼굴, 편한 자세를 하고 있다. 이어 “11번가가 인간적으로 해결해 드립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빅스 멤버들이 모여 “인간적으로”를 외친다.

한바탕 SK플래닛 11번가의 생활플러스 자랑을 마치고 나면 다시 거실이 등장한다. 이번에는 어질러졌던 물건들이 차례로 사라지고, 깨끗한 거실의 모습이 비쳐진다. 빅스의 멤버인 홍빈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중얼거린다.

“아, 편하다. 인간적으로.”

아이돌 스타의 바쁜 일상을 돕는다는 참신한 발상이 돋보이는 재미난 CF이다. ‘금팬’의 공간인 멤버들의 숙소를 엿보는 듯한 재미도 있다.

하지만 아쉬움은 있다. SK플래닛 11 번가가 내세우는 ‘인간적으로’라는 카피가 CF에서 좀처럼 와 닿지 않는다. 어쩐지 멋진 드라마 장면 속에 무리하게 끼워 넣은 PPL 상품같은 느낌이랄지. 굳이 아이돌 멤버들을 모아놓고 “인간적으로!”를 외치게 만든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다.

좋은 모델, 좋은 아이디어, 좋은 구성의 광고다. ‘인간적으로’만 없었으면(또는 어울리게 표현했으면) 인간적으로 꽤 괜찮은 CF라고 생각한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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