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희관이 2일 잠실 LG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1실점의 호투로 10승째를 따냈다. 두산은 이날 승리하며 화요일 경기 17연승을 기록했다. 잠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두산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전에서 12-1 대승을 거두며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온 화요일 연승 기록을 ‘17’로 늘렸다. 이는 삼성이 1985년 세운 수요일 16연승을 뛰어넘는 역대 최다기록이다.
두산의 신기록은 단순히 17이라는 숫자보다 주중 첫 경기가 열리는 화요일에 작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 마지막 화요일 경기(9월22일 사직 롯데전)에서 거둔 승리를 제외하더라도 두산은 올 시즌에만 16연승을 구가 중이다. 매주 항상 웃으며 출발했고, 이후 여유 있는 경기 운영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는 두산의 선두 질주 뒤엔 화요일 연승행진이 자리했다는 해석으로도 연결된다. 우선 긴 이닝을 책임지는 선발투수들의 활약 속에 불펜진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었고,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17번의 탑을 쌓기까지는 선수들의 몫이 컸다. 특히 화요일 연승행진의 시작이던 지난해 9월22일 선발승(6이닝 4실점)을 챙겼던 유희관은 이날 역시 선발승(7이닝 1실점)을 거둬 신기록의 처음과 끝을 담당했다. 유희관은 이날 승리로 세 번의 아홉수를 뒤로 하고 시즌 10승(4패)의 기쁨도 안았다. 두산은 유희관의 10승 달성으로 총 4명의 10승 투수를 보유하게 됐다.
‘화요일의 사나이’는 유희관만이 아니다. 선발 장원준과 더스틴 니퍼트는 연승행진 동안 각각 5승과 4승을 올렸고, 마이클 보우덴도 3승으로 힘을 보탰다. 유희관의 2승을 포함하면 올 시즌 4명의 선발진이 17승 중 14승을 책임졌다. 필승조도 빼놓을 수 없다. 마무리 이현승은 8경기에서 7세이브 2.79로 뒷문을 걸어 잠갔고, 올 시즌 친정에 돌아온 정재훈은 8경기 6홀드 1.86으로 팀의 허리를 든든하게 지켰다.
타선에선 허경민을 필두로 닉 에반스와 김재환의 분전이 빛났다. 이날 경기 전까지 화요일 16경기에서 0.403(62타수 25안타), 20타점으로 활약했던 허경민은 이날 사구와 볼넷으로 2차례 홈을 밟으며 1번타자로서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에반스와 김재환은 나란히 3안타씩 때려내며 화요일 타율을 각각 0.404(52타수 12안타)와 0.373(51타수 19안타)으로 끌어올렸다.
7월 막판 4연패에 빠지며 주춤했던 두산. 그러나 8월 첫 경기에서 신기록의 기쁨과 동시에 2위 NC와 격차를 3경기차로 벌리며 다시 독주 채비를 갖췄다.
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