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주관적인 판단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고, 개인적인 취향이나 기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인피니트의 경우 확실한 히트곡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콘서트에서도 익숙한 노래들을 들을 수 있다는 점, 데뷔 이래 100회에 가까운 콘서트를 진행하면서 축적된 탄탄한 라이브 실력과 무대매너 등은 분명 처음 공연을 보는 사람에게도 호감으로 다가갈 플러스 요인이다.
특히 인피니트는 많은 공연을 통해 ‘어떻게 해야 콘서트가 재미있는지’를 터득한 그룹이다.
그리고 8월 3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린 ‘그해 여름3’는 이런 인피니트 콘서트의 ‘재미’를 조금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보이그룹의 콘서트가 ‘재미있다’는 평을 듣기 위해선 건 두 가지의 요건을 충족해야한다. 첫 번째는 팬이 아닌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만한 대중적인 코드를 갖춰야하고, 두 번째로는 팬들이 만족할만한 특별함도 함께 가지고 있어야한다.
그리고 인피니트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으며, 적절히 섞어낼 줄 아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보이그룹중 하나이다.
먼저 인피니트가 이날 보여준 무대 중 ‘Man in Love(남자가 사랑할 때)’나 ‘Paradise’, ‘Bad’, ‘Back’과 같은 곡들은 노래를 들으면 ‘아! 이 노래’라고 할 정도로 히트한 곡이고, 성열의 ‘Pick Me’ 커버나 ‘SNL 코리아’의 3분 여친을 패러디한 ‘3분 남친’과 같은 비디오 클립은 인피니트의 골수팬이 아니더라도 콘서트를 유쾌하게 즐길 수 있게 해줬다.
반면 인피니트의 데뷔 앨범 수록곡인 ‘붙박이 별’이나 ‘Cover Girl’, ‘24시간’, ‘다시 돌아와’, ‘하얀 고백’의 어쿠스틱 메들리 등은 인피니트의 오랜 팬들이 반겨할만한 무대였다.
여기에 인피니트는 수많은 공연을 통해 갈고 닦은 무대매너와 탄탄한 라이브 실력을 더하며 누가 봐도 흥미진진한 콘서트를 완성시켰다.
인피니트의 콘서트가 더 재미있는 이유는 모든 곡에 밴드 세션이 함께 한다는 것이다.
콘서트를 많이 다녀본 사람이라면 느끼겠지만 MR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것과 실제 밴드셋과 함께 라이브를 하는 건 흥겨움의 차이가 하늘과 땅 수준이다.
인피니트의 경우 첫 콘서트부터 지금까지 줄곧 밴드 세션과 함께 하고 있으며, 이날의 콘서트는 공연장의 규모가 작아진 만큼 더욱 명확하게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오버를 하자면 이날의 인피니트는 보이그룹이라기보다 락스타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오버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인피니트는 실제 락킹한 곡들을 자주 선보이는 보이그룹이기도 하며, 특히 성규의 솔로앨범은 그냥 락 장르로 분류해도 일말의 어색함도 없는 수준이다.
국내 보이그룹을 통틀어 라이브 밴드 세션에 가장 최적화된 보이그룹이 인피니트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슬램까지는 아니더라도 스탠딩 관객이 앞뒤로 밀리며 인간 파도를 연출하는 보이그룹은 인피니트가 유일할 것이다-
물론 이날 콘서트에서 퍼포먼스를 함께 한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고, 동우나 호야, 성종, 성열 등은 솔로 무대를 통해 힙합이나 댄스, EDM에 가까운 무대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이날 콘서트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장르적으로 구분하자면 역시 락이었다.
그리고 인피니트의 멤버들은 락킹한 사운드의 매력을 잘 살리며 박진감과 현장감 넘치는 콘서트를 완성시켰다.
한편 인피니트는 8월 7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그해 여름3’ 콘서트를 이어간다.
●이하 셋리스트
1. 그해여름
2. MEMORIES
3. 마주보며 서 있어
4. MAN IN LOVE
5. 맡겨
6. COVER GIRL/24시간/다시돌아와/하얀고백 (어쿠스틱 메들리)
7. 소녀 (엘 Solo–이문세 '소녀' 커버
8. BOYFRIEND (성종 Solo–Justin Bieber 'boyfriend' 커버
9. STAND BY ME (우현 Solo)
10. 사실은(호야 Solo – 박재범 '사실은' 커버)
11. ALIVE(성규 Solo)
12. 마음에 묻다 (동우 Solo - 피처링 권은비 / 동우 자작곡)
13. PICK ME (성열 Solo - 'PRODUCE 101''PICK ME' 커버)
14. SHE’S BACK
15. NOTHING’S OVER
16. 붙박이별(매회 공연 랜덤 선정)
17. 내꺼하자
18. PARADISE
19. ONE DAY(인피니트 신곡)
20. BACK
21. BAD
-앙코르
22. 그 해 여름 두번째 이야기
23. 이보다 좋을 순 없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