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승부조작 연대책임…자발신고 시스템 구축”

입력 2016-08-08 13: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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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선수협 회장.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최근 불거진 승부조작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호준 선수협 회장은 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로즈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프로야구선수들을 대표해 2012년에 이어 다시 한 번 프로야구선수에 대한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한 점에 대해 야구팬 여러분께 사죄드린다”며 “선수협은 승부조작 행위를 방지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으며 안일한 대응으로 승부조작 사건이 반복됐다고 판단한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선수협은 이날 승부조작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놨다. 이호준은 “팬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것만으로 승부조작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승부조작을 거부하고 자발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선수협이 내놓은 대안은 다음과 같다. ▲승부조작 관련자와 접촉하거나 이른바 ‘스폰서’로부터 접대를 받는 선수들에 대해 징계를 내린다. ▲승부조작이 재발할 경우 선수협에 속한 모든 선수들이 연대 책임을 지고 모든 선수들에게 약 20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며 사회봉사활동 제재를 가한다. ▲선수들이 직접 승부조작을 감시하고 신고 의무를 지닌다. 이를 지키지 않았을 경우 강력한 제재를 가한다.

선수협은 앞으로 KBO리그의 강력한 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고, 내부 신고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관련 징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선수협 자체 승부 조작 감시 시스템도 마련한다. 이어 선수 직업 윤리교육을 통해 프로뿐 아니라 아마추어까지 승부조작과 불법스포츠도박의 위험성을 알린다.

이호준은 “혹시나 더 있을지 모르는 승부조작 가담선수에게 동료 선수들이 호소한다”며 “승부조작 행위는 영원히 인생의 굴레가 된다. 이번에 발각되지 않는다고 해도 앞으로 브로커나 사설도박 관계자로부터 평생 시달릴 수 있다. 또 다른 선량한 선수들까지 얽힐 수 있다”며 “승부조작 행위에 가담한 선수들은 자수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프로선수로서 얻은 인기와 부에 취해 프로의식과 직업윤리를 갖추지 못하고 다시 이런 일을 벌인 것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다시 한 번 승부조작 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9일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팬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다시 한 번 사죄하겠다”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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