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한일통산 594호! 기예로 빚은 아치

입력 2016-08-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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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600홈런의 전설에 한발 더 다가섰다. 그리고 후배들에게 아직 포기하지 않을 때라는 사실을 알렸다.

삼성 이승엽(40)은 1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선제 결승 솔로홈런을 포함해 5타수 4안타 1볼넷 3타점 2득점을 올리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4안타는 올 시즌 개인 1경기 최다안타 기록이다.

홈런은 2회 첫 타석에서 터졌다. 5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한 그는 선두타자로 등장해 한화 선발투수 심수창을 상대로 예술 같은 홈런포를 뽑아냈다. 볼카운트 1B-0S에서 2구째 한가운데 밋밋하게 들어오는 포크볼(시속 132㎞). 이미 불혹이 넘겼다고는 하나, 한국야구 역사상 최고의 ‘홈런 마에스트로’인 이승엽에게는 먹잇감이었다. 배트에 맞은 타구는 대전 밤하늘에 하얀 아치를 그리며 오른쪽 외야 담장 너머로 넘어갔다.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이 기술과 예술로 빚어낸 홈런이었다.

올 시즌 개인 19호 홈런. 이로써 한국프로야구에서 435홈런을 작성한 그는 일본프로야구에서 8년간 뽑아낸 159홈런과 합쳐 한일 개인통산 594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대망의 600홈런까지는 이제 단 6개 남았다. 삼성 구단도 595호 홈런부터 ‘600홈런 카운트다운’에 돌입하며 홈런볼을 잡은 팬들에게 소정의 경품을 선물하기로 했다.

홈과 원정에 관계없이 595호~598호 홈런볼을 잡은 팬에게는 ‘갤럭시 기어 S2 클래식’을 각 1대씩, 599호를 잡은 팬에게는 최신형 휴대폰 ‘갤럭시 노트7’을 1대 증정한다. 대망의 600홈런 공은 습득자의 기증 여부에 관계없이 ‘갤럭시 노트7’ 1대를 비롯해 2017시즌 VIP 블루패밀리(시즌권) 2매, 이승엽 친필 사인배트와 이승엽의 600홈런 시상식 당일 경기의 시구자로 나설 기회를 해당 팬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이승엽은 이날 홈런뿐만 아니라 고비마다 안타를 터뜨리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3회 볼넷을 얻어나간 뒤 6-2로 앞선 4회엔 2사 1·3루서 가볍게 우전 적시타를 날려 7-2 리드를 만들었다. 7회 펜스 앞에서 잡히는 중견수플라이로 아웃됐지만 8-4로 쫓긴 8회 2사 1루서 좌전안타를 때리며 추가 득점의 발판을 놓았다. 1루주자였던 구자욱이 3루까지 내달린 뒤 상대 좌익수의 송구 실책을 틈타 홈까지 파고들어 쐐기점을 뽑았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타점과 득점을 올리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삼성은 이날 경기 전까지 대전구장에서 한화에 4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게다가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에는 5.5게임차로 밀린 9위로 처져 있어 이날마저 패했다면 가을잔치 티켓 가능성도 힘들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 삼성의 시즌 100경기째에 맏형 이승엽이 힘을 내면서 아직 가을야구의 꿈을 포기하기엔 이르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항변했다.

삼성 이승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삼성 이승엽= 한일 594호는 공식홈런은 아니기 때문에 무덤덤한데, 물론 마음속으로는 분명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4안타는 올해 처음 쳤는데 좋은 일이다. 어쩌면 올해 타격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직도 야구는 어렵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스포츠인 것 같다.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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