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리우] 레슬링대표팀은 왜 콜로라도 고지대로 갔을까?

입력 2016-08-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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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남자레슬링대표 김현우.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올림픽 남자레슬링대표 김현우.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리우 입성 앞서 콜로라도에서 최종 강화훈련
체력강화·회복시간 단축에 긍정적…효과 기대
9일 리우 도착·컨디션 조절 돌입…결전 임박


레슬링은 1976년 몬트리올대회를 시작으로 역대 하계올림픽에서 금메달 14개를 대한민국에 안긴 효자종목이다. 은·동메달도 12개씩 따내며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의 선전에 밑거름 역할을 충실히 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꾸준히 금메달 1개 이상을 획득해온 과거와 달리 2008년 베이징대회에선 동메달 1개에 그쳤다. 4년 전 런던에선 어렵게 금메달을 추가했지만, 화려했던 과거에 비하면 위상은 다소 내려앉은 상태다.

그러나 여전히 레슬링을 향한 기대치는 높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10(금메달 기대치)-10(종합순위 기대치)’을 겨냥하는 한국 선수단은 레슬링에서 최소 1차례 이상의 금빛 낭보를 바라고 있다.

‘나보다 더 많이 땀 흘린 자, 금메달을 가져가도 좋다’는 기치 아래 치열하고 꼼꼼하게 리우올림픽에 대비했다. 안한봉 감독이 이끄는 그레코로만형대표 3명(75㎏급 김현우·66㎏급 류한수·59㎏급 이정백)과 박장순 감독이 지도하는 자유형대표 2명(57㎏급 윤준식·86㎏급 김관욱)은 태릉선수촌에서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하루 4차례 이어지는 살인적 훈련을 소화한 뒤 미국 콜로라도에서 최종 강화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의 핵심은 강화와 속도였다. ‘체력’을 끌어올리고 ‘회복시간’을 단축하는 데 주력했다. 국내훈련과 콜로라도훈련의 전반적인 내용은 비슷했지만, 차이는 있었다. 고지대훈련이다. 로키산맥과 인접한 해발 1800m의 콜로라도스프링스 캠프에서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고지대를 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평지보다 숨이 쉽게 차고 피로가 많이 누적되는 만큼, 같은 훈련을 소화해도 훨씬 큰 고통을 받기 때문이다. 고도가 오를수록 기압이 낮아져 몸의 산소량이 줄어든다. 온 몸을 사용해 힘을 써야 할 레슬링이기에 체감하는 피로의 강도는 엄청나다. 극한의 상황에서 몸이 적응하기 위해 피로를 높이는 젖산을 완화하는 능력이 점차 좋아지고, 심폐능력과 근지구력 상승을 동시에 꾀할 수 있다고 판단한 레슬링대표팀은 주저하지 않고 콜로라도로 향했다.

당연히 쉽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고통을 호소하는 선수들이 속출했다. 코피를 흘리는 것은 다반사고, 일부는 구토까지 했다. 다행히 효과는 탁월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스스로 몸이 좋아지고 있음을 실감했다. 이미 태릉선수촌에서 심장과 근육이 터지기 직전의 느낌을 맛보는 ‘사점 훈련’을 충실히 수행했기에 비교적 빨리 고지대에 적응할 수 있었다.

리우올림픽에선 종전보다 체력과 지구력이 강조되고 있다. 런던올림픽까지는 2분·3회전 방식이었지만, 이번 대회부터는 3분·2회전으로 변경됐다. 덩치가 작은 아시아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상·하체를 모두 사용해야 하는 자유형에서 체력적 비중이 높다. 안 감독은 “정말 최선을 다했다. 하늘을 감동시켜야 올림픽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생각에 모든 것을 쏟았다. 모두가 똘똘 뭉쳤고, 큰 부상 없이 콜로라도 캠프를 떠났다”며 긍정적 훈련 성과를 전했다.

콜로라도를 출발해 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에 입성한 레슬링대표팀은 10일부터 막판 컨디션 조절에 돌입했다. 그레코로만형은 15일과 17일, 자유형은 20일과 21일 결승전이 잇달아 펼쳐진다.

리우데자네이루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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