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주형의 ‘커리어하이’가 반가운 이유

입력 2016-08-11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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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주형. 스포츠동아DB

KIA 김주형(31)에게 올해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결혼을 해서 가정이 생겼고, 곧바로 아내의 임신이라는 겹경사까지 맞았다.

이제 혼자가 아닌 셋이다. 어느덧 프로 13년차, 2004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해 언제까지 유망주 소리만 듣고 있을 수는 없었다. 시즌을 앞두고는 유격수 전환까지 시도했다. 출장 기회를 위해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했다.

김주형은 4일 광주 한화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터뜨렸다. 최근 출장기회가 들쭉날쭉해지면서 벤치를 오가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12년 동안 해내지 못한 두 자릿수 홈런을 해냈다. 타격감이 일시적인 것도 아니다. 이튿날인 5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멀티 홈런으로 시즌 11, 12호를 때려냈다.

내야는 물론, 외야까지 오가면서 고군분투중이다. 팀이 치른 103경기 중 벌써 95경기에 나섰다. 지난해 기록한 한 시즌 최다 출장 기록(94경기)을 뛰어 넘었다.

10일 잠실 두산전은 그의 올 시즌 95번째 경기였다. 그를 둘러싼 껍질을 다 깨트린 날, 김주형은 5타수 4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며 팀의 12-4 승리를 이끌었다. 7회 대거 6득점하기 전까진 1회와 3회, 결정적일 때 그가 터뜨린 적시 2루타 2방이 컸다.

김주형의 4안타 경기는 개인 통산 2번째였다. 2011년 4월9일, 그때도 잠실 두산전이었다. 경기 후 만난 그는 “4안타 경기가 오늘이 처음인 줄 알았다.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활짝 웃었다.

5일 경기에서 터뜨린 시즌 11호 홈런은 그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데뷔 후 처음 오른쪽으로 날린 홈런이기 때문이다. 우타자인 그가 그동안 잡아당기는 타격만 했다면, 이젠 밀어쳐 장타를 만들어내는 방법까지 알아낸 것이다.

김주형은 “최근 감이 좋은 건 사실이다. 무엇보다 간결한 스윙으로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 지금 스윙으로 장타, 그것도 오른쪽으로도 좋은 타구가 나온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변화가 절실했던 그에게 온 진짜 변화. 절박함 속에서 스스로 껍질을 깨뜨렸기에 김주형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 더욱 반갑다.

잠실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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