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펜타포트, 락! ROCK! 樂! 점프! 댄스! 슬램! [종합]

입력 2016-08-15 1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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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예스컴이엔티

2016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락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무대들로 3일간의 여름날을 화끈하게 불태웠다.

8월 12일부터 14일까지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는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이 펼쳐졌다.

락 음악의 쇠퇴로 인해 음악 페스티벌에서의 트렌드가 EDM이나 힙합으로 옮겨간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로, 이는 심지어 ‘락 페스티벌’에서도 마찬가지다.

멀리 해외의 사례를 찾아 볼 것도 없이 당장 지난달 지산에서 개최된 2016 지산 밸리록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만해도 2일차 헤드라이너에 EDM 뮤지션인 제드(Zedd)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나마 국내에서는 펜타포트가 ‘락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라인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으며, 올해 역시 이런 정체성과 순수성은 이어졌다.

단순히 ‘이어졌다’라는 표현을 넘어, 오히려 더욱 하드한 라인업으로 승부를 걸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올해 펜타포트는 3일 내내 ‘락 스피릿’으로 가득한 무대를 준비했다.

펜타포트의 이런 ‘락 스피릿’은 첫 날부터 사정없었다. 지난해 한국대중음악상의 최우수 헤비니스 부문을 수상한 메써드와 이제는 ‘한국 헤비메탈의 화신’이라고 할 만한 크래쉬가 연달아 드림스테이지에 올라 무더위를 박살냈다. 또 펑크밴드 럭스와 일본의 디 오랄 시가렛츠(The Oral Cigarettes) 역시 화끈한 무대로 송도를 들끓게 했다.

메인스테이지에서는 재미교포들로 구성된 런리버노스(Run River North)와 10년 만에 펜타포트로 돌아온 넬(Nell)이 서정적이고 멜로디컬한 음악들로 여름날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첫날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헤드라이너 스웨이드(Suede)였다. 첫 무대인 ‘When You Are Young’과 ‘Sabotage’의 무대부터 ‘달리기’ 시작한 스웨이드는 ‘Beautiful Ones’와 앙코르곡 ‘Saturday Night’가 끝날 때까지 그야말로 열광의 무대를 이어가 현장 관객들을 감동케 했다.

이날 스웨이드의 무대는 완전히 땀에 젖고 찢어진 보컬 브렛 앤더슨(Brett Anderson)의 셔츠가 그 열기를 설명해줬다.

사진=예스컴이엔티


둘째 날도 헤비니스 밴드들의 활약은 이어졌다. ‘미치광이’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오를 정도로 파격적인 라이브를 보여준 앳더드라이브인(At The Drive-In)과 2년 만에 메인스테이지의 서브헤드라이너로 격상된 일본의 트랜스코어 밴드 크로스페이스(Crossfaith)가 락페스티벌의 열기를 이어갔다.

더불어 브리티시록의 신성 나씽 벗 씨브스(Nothing But Thieves)는 “앨범 한 장만 더나오면 단독콘서트도 흥행할 것 같다”라는 한 관계자의 말처럼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고, ‘여자는 레이디가가, 남자는 커트 코베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 그룹러브(Grouplove)는 흥겨운 퍼포먼스와 음악들로 수만 명의 관객들을 춤추게 만들었다.

둘째 날의 헤드라이너이자 최근 ‘회춘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위저(Weezer) 역시 명불허전의 무대를 선사했다.

‘California Kids’로 시작한 공연은 마지막 곡 ‘Buddy Holly’까지 흥을 잃지 않고, 뜨겁고 시원한 여름밤을 만들었다.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 커버는 보너스.

셋째 날은 앞선 2일보다 조금은 잔잔한 음악들이 눈에 띄었다. 차트에서 꾸준히 역주행을 이어가고 있는 정준일을 비롯해 프롬, 디어클라우드, 페퍼톤스 등이 무대에 올라 2016 펜타포트의 마지막 날을 장식했다.

대망의 2016 펜타포트 마지막 헤드라이너는 펜타포트를 통해 첫 내한이 성사된 패닉! 앳 더 디스코(Panic! at the Disco)의 차지였다.

드라마틱한 무대들로 유명한 패닉앳더디스코답게 첫 곡 ‘Don't Threaten Me with a Good Time’부터 좌중을 휘어잡는 무대매너를 보여주었고, 많은 팬들은 이들의 음악에 맞춰 슬램과 댄스, 점프를 이어갔다.

또 패닉앳더디스코의 브랜든 유리(Brendon Urie)는 관객들의 반응에 감격한 듯 시종일관 흥에 겨운 모습으로 첫 내한공연을 마음껏 즐겼다.

실제 “여기 오기까지 11년이 걸렸다. 부를 노래가 아직 많은데 아쉽다”라며 펜타포트의 무대의 소감을 밝힌 브랜든 유리는 사전 셋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던 저니(Journey)의 ‘Anyway You want it’과 에이씨디씨(AC/DC)의 ‘You shook me All night long’의 커버까지 선보이며 관객들의 열정에 화답했다.

앞서 말했듯이 2016 펜타포트는 ‘락페스티벌’의 순수성이 빛난 페스티벌이었다. 물론 자이언티나 마이크로닷, 긱스, 자메즈, 인크레더블과 같은 힙합 뮤지션의 무대가 있긴 했으나 첫날 심야 무대로 한정됐고, 메인스테이지는 모조리 락밴드들이 이름을 올렸다. (심야 스테이지 역시 타 장르의 뮤지션은 첫날 하루뿐이었다)

이제는 락페스티벌을 ‘아재 페스티벌’이라고 부를 정도로 페스티벌의 트렌드가 바뀌긴 했으나, 여름 락페스티벌이 지니고 있는 상징성과 무게감은 여전히 만만치 않은 것이다.

게다가 제아무리 트렌드라고 하더라도 점프와 댄스, 슬램과 바디서핑이 모두 공존할 수 있는 장소는 결국 락 페스티벌뿐이다.

그리고 2016 펜타포트를 찾은 관객들은 누구보다 젊고 열정적으로 점프와 슬램을 3일동안 이어가며 이를 고스란히 증명해냈다.

사진=예스컴이엔티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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