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 지아 리우] 리우올림픽에 ‘브라질’은 없다…왜일까요?

입력 2016-08-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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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서서히 폐막을 향하고 있습니다. 순위를 한 계단이라도 끌어올리려는 출전국들의 경쟁도 뜨겁습니다. 그런데 순위표가 이상하네요. 개최국이 통 보이질 않습니다. 9일(한국시간) 유도 여자 57kg급에서 실바 라파엘라가 첫 금메달을 안긴 뒤 일주일 만인 16일에야 티아고 브라스가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 시상대 꼭대기에 올라 2번째 금맛을 봤습니다. 개최국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브라질도 우리처럼 이번 올림픽에서 10위권 진입을 노렸다는데…. 금메달을 10개 이상은 얻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텐데, 무척 자존심이 상하는 눈치입니다. 사실 개최국이 이토록 처참하게 밀려난 경우는 흔치 않거든요.

전 세계 취재진과 자원봉사자들로 가득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미디어센터, 그리고 각 경기장 인근에 대형 천막으로 지어진 임시 미디어센터에서 각국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할 수 있습니다.

올림픽은 17일 동안 끊임없이 여러 종목의 경기들이 진행되는 만큼, 월드컵처럼 탈락국 기자들이 대거 귀국길에 올라 빈 자리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풍경은 볼 수 없지만, 곳곳에서 들려오는 함성과 장탄식을 통해 상황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메달 레이스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 한국 취재진의 표정도 밝진 않지만, 브라질과 비교할 수 있을까요? 일부는 2년 전 자국에서 개최된 월드컵을 떠올리더군요. ‘축구와 삼바의 나라’ 브라질이 4강에서 ‘전차군단’ 독일에 짓밟힌 바로 그 대회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국제대회만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은 기억이 없다.”

부정적이고 자조적인 것은 자원봉사자들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불평불만이 대단합니다. 타깃은 저조한 성적을 내는 선수들 대신 정부를 향할 때가 많습니다. “침체된 경기에, 빤히 예견된 엄청난 적자를 고려하면 올림픽은 무리였다. 브라질 국민이 희망을 얻기는커녕 국가 브랜드가 더 추락하고 이미지만 나빠질 것 같다.” 브라질 국민들은 텅 빈 관중석과 안 팔리는 티켓으로 대변되는 ‘무관심’으로 나름 불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어찌됐든 그토록 말 많고 탈 많던 올림픽도 막바지에 도달했습니다. 리우올림픽은 과연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요? 이제 그 최종 결과가 나올 날이 코앞입니다.리우데자네이루 | 남장현 기자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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