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은 진리요, 족맥은 생명이니

입력 2016-08-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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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진족을 대표하는 요리인 오향족발과 하이네켄 생맥주, 그리고 족발과 맥주 못지않은 궁합을 자랑하는 한라산 소주. 맥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정성을 들이는 업소답게 린스(rinse)-푸어(pour)-스킴(skim)-체크(check)-서브(serve) 등 5단계를 거쳐 내놓는 하이네켄 맥주의 맛은 정말 각별하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맥주 트렌드 이끄는 핫 플레이스


홍대 ‘미담진족’ 족발·맥주의 만남
경리단길은 요즘 피자·맥주가 대세

기포가 톡톡 터지면서 탄산이 목젖을 자극하고, 이어 쌉싸름하면서 시원한 목넘김이 느껴지면 30도가 넘는 더위가 어느새 저 만큼 사라진다. 사계절 마시는 것이지만 여름철의 맥주는 확실히 그 느낌이 남다르다. 흔히 맥주의 영원한 친구는 치킨이라지만, 요즘은 피자가 새 파트너로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족발과 같은 일품요리를 맥주의 파트너로 개발해 마니아의 찬사를 받는 곳도 있다. 이런 맥주 트렌드를 이끄는 핫 플레이스는 어디일까.

와인의 단골친구 토마토 카프레제를 변형, 족발과 토마토, 치즈를 얇게 편으로 썰어 내놓은 족발 카프레제.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맥주 덕후의 성지, 홍대 미담진족+더 캐스크

홍대의 핵심 상권 중 하나인 ‘주차장길’ 안쪽에 있는 이곳은 맥주맛을 까다롭게 따지며 즐긴다 자부하는‘맥덕’(맥주 덕후)들에게는 필수 방문 코스이다. 정확히는 한 업소가 아니라 족발전문점인 미담진족과 그 윗층 드래프트 비어 전문점 더 캐스크를 묶어 부르는 것이다. 1차로 미담진족에서 생맥주와 족발을 먹고 한 층을 올라가 더 캐스크에서 2차를 즐기는 것이 코스처럼 되어 있다.

2007년 오픈부터 족발을 맥주와 어울리는 일품요리로 발전시켜 페어링하는 것을 콘셉트로 잡아 메뉴를 개발해 그간 쌓은 노하우가 상당하다. 깔끔하면서 깊은 맛이 느껴지는 전통적인 오향족발이 인기 메뉴. 파의 향기와 견과류의 고소함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오향파족은 여성 고객을 중심으로 인기가 좋다. 족발 카프레제는 와인의 단골 친구인 이탈리안 요리 토마토 카프레제를 응용했는데 맛과 함께 그 발상의 전환이 신선하다.

월드 생맥주 탭이 줄지어 서 있는 바 홍대 더 캐스크.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총 23개의 월드 드래프트 라인을 자랑하는 더 캐스크의 맥주 맛도 각별하다. 기네스 마스터즈, 하이네켄 스타서브, 필스너 우르켈 골드 퀄리티 등 수입사로부터 맥주 관리와 품질 관리를 인정받은 인증서가 매장 벽에 가득하다. 그만큼 고객에게 맥주 한 잔을 내놓을 때도 정성이 각별하다. 하이네켄은 5단계, 기네스는 6단계, 스텔라 아르투아는 9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데, 기네스의 경우 특유의 서징(대류현상)이 마무리되어 가장 맛있는 순간을 즐기도록 알람을 맞춘 초시계를 테이블에 함께 놓는다.

피맥을 탄생시킨 경리단길 초입의 맥주 바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피맥의 고향, 경리단길 맥주골목

음식과 관련된 최신 트렌드를 주도하는 핫 플레이스로 꼽히는 경리단길은 치맥에 이어 요즘 붐이 일고 있는 피맥(피자+맥주)의 고향이다. 남산3호 터널을 나와 경리단길로 향하다 보면 길 입구부터 오밀조밀 맥주집들이 모여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에서 왕복 2차선의 좁은 길을 따라 올라가면 직접 만든 수제 피자와 수제 맥주를 간판 메뉴로 내세우는 탭하우스(생맥주 전문점)들이 등장한다. 여러 가게가 경쟁을 하지만 골목 초입의 맥파이, 더 부스 등이 ‘피맥’에서 지명도가 높은 업소들이다. 미국식 피자여서 도우가 두툼하고 토핑과 소스도 전체적으로 간이 쎄지만 맥주와 어우러지는 궁합이 절묘하다. 이태원과 인접해 있고 젊은층과 외국인 고객이 많다 보니 일부 업소들은 고객에게 조금 무심한듯한, ‘시크한’ 느낌이라 곰살궂은 분위기를 기대하면 살짝 당황할 수도 있다.

광화문 지역에서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우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gnac.om



● 수제 비어 불모지의 오아시스, 광화문 우아

오피스 빌딩과 관공서가 밀집한 서울 한복판 광화문은 인근 무교동과 함께 오래 전통의 맛집부터 신흥 프랜차이즈점까지 수많은 음식점들이 있다. 자연 치킨과 함께 맥주를 파는 집들도 즐비하다. 그런데 의외로 이곳에서 다양한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있는 곳은 별로 없다. 포시즌호텔 서울 정문 앞 골목의 ‘우아’는 수제맥주 불모지 광화문에서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광화문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미국식 펍 느낌인데다, 우아, 할미탈 등 다양한 부류어리에서 공급받는 생맥주를 즐길 수 있다. 시그니처 요리는 덩치부터 남다른 국내산 닭을 튀겨 그라노파다노 치즈와 함께 내는 수제 치킨. 인기 메뉴이다 보니 간혹 늦게 들릴 경우 닭이 떨어져 발길을 돌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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