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대표팀 석현준-손흥민-장현수-권창훈-황희찬(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손흥민·석현준·장현수 등 대표팀 핵심 자원
올림픽 메달 좌절 아쉬움 화끈한 골로 해소
‘올림픽 8강 탈락의 아쉬움을 A매치에서 털어내라!’
축구국가대표팀이 9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 홈경기를 치른다. 만만한 상대들과 겨뤘던 2차 예선이 몸 풀기였다면, 최종예선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진정한 관문이다. 중국전에 이어 9월 6일에는 원정경기로 시리아와 2차전을 펼친다.
울리 슈틸리케(62·독일) 한국대표팀 감독이 중국, 시리아와의 2경기를 위해 22일 발표한 21명의 엔트리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선수들이 있다. 공격수 석현준(25·트라브존스포르)과 황희찬(20·잘츠부르크), 미드필더 손흥민(24·토트넘)과 권창훈(22·수원삼성), 수비수 장현수(25·광저우 푸리) 등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이다. 석현준, 손흥민, 장현수는 와일드카드(24세 이상)로 올림픽대표팀과 동행했다. 이들 ‘리우 5총사’에게는 8강 탈락에 그친 리우올림픽의 아쉬움을 A매치에서 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2012년 런던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메달 획득에 도전했던 올림픽대표팀은 조별리그를 2승1무, 조 1위로 통과하고도 온두라스와의 8강전에서 0-1로 분패해 일찌감치 짐을 싸야 했다. 온두라스전 직후 손흥민이 쏟은 뜨거운 눈물에서 확인할 수 있듯, 모두에게 아쉬운 결과였다.
비록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이들 5명은 올림픽대표팀에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떨쳤다. 주장을 맡았던 장현수는 수비의 중심을 잡으며 선수단의 기둥 노릇을 했고, 석현준과 권창훈은 3골씩, 손흥민과 황희찬은 1골씩을 뽑아내며 축구팬들을 환호하게 했다. 특히 독일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선 손흥민∼황희찬∼석현준이 잇달아 골 맛을 보며 3-3 명승부를 낳기도 했다.
‘리우 5총사’의 활약은 A대표팀에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선수는 황희찬이다. 올림픽대표팀에서도 막내였던 황희찬은 왕성한 활동력과 배후공간을 활용하는 저돌적 돌파력 등을 바탕으로 성인대표팀 유니폼을 처음 입었다. 스무 살에 불과한 그가 A매치에서도 제 실력을 발휘한다면, 그동안 공격진 구성에 고민을 거듭했던 슈틸리케 감독의 얼굴도 한층 밝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더욱이 소속팀 사정상 손흥민은 중국전에만 출전하고, 석현준은 시리아전에만 나설 예정이라 황희찬이 중국을 상대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황희찬을 비롯한 ‘리우 5총사’가 올림픽 메달 실패의 아쉬움을 9월 A매치 2연전에서 털어낸다면 러시아로 향하는 국가대표팀의 발걸음은 한결 더 가벼워질 수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