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영, ‘버티기’로 따낸 생애 첫 선발승

입력 2016-08-24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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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시영. 스포츠동아DB

말 그대로 마운드 위에서 버텼다. 그리고 생애 첫 선발승을 거머쥐었다.

롯데 박시영(27)이 개인통산 첫 번째 선발등판에서 승리를 따내고 환하게 웃었다. 박시영은 23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kt전에서 5이닝 8안타 4삼진 3실점하며 팀의 8-4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첫 선발승까지 8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박시영은 2008년 제물포고 졸업 후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첫 1군 마운드는 2년 뒤인 2010년 밟았다. 3월28일 사직 넥센전에서 구원으로 나와 1이닝 동안 3안타 2홈런을 맞으며 호되게 신고식을 치른 박시영. 이후 2013년 군에 입대해 지난해 복무를 마쳤다.

한층 성장한 박시영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모습을 보이더니 5월 들어 불펜 한 자리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적게는 아웃카운트 1개에서 많게는 4.1이닝까지 던지는 마당쇠 역할이 그의 임무. 묵묵히 제몫을 다하자 선발 기회도 찾아왔다. 선발자원 박진형이 팔꿈치 통증을 느껴 박시영에게 23일 임시선발 자리가 주어진 것이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마운드에 오른 박시영은 1회 선두타자 이대형과 2번 오정복에게 연속안타를 맞은 뒤 이진영과 유한준에게 각각 희생플라이와 적시 2루타를 내줘 어려움을 겪었다. 3회에는 유한준에게 좌월 2루타를 맞고 유민상에게 1타점짜리 내야 땅볼을 허용해 추가 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박시영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4회를 네 명의 타자로 처리한 뒤 5회 1사 1루 위기에서 유한준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요리하며 승리 요건을 갖췄다. 박시영이 끈질기게 버티자 팀 타선도 힘을 냈다. 롯데는 2회부터 5회까지 4이닝 내리 1점을 뽑아 리드를 잡은 뒤 6회엔 황재균의 2타점 적시타와 박헌도의 2타점 2루타를 엮어 승기를 챙겼다.

롯데로선 단순한 1승보다 박시영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던 경기였다. 기존 박세웅과 박진형에 더불어 젊은 선발요원을 발굴한 롯데는 앞으로 5선발 기용에도 카드를 늘릴 수 있게 됐다.

울산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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