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준상-김인권-엄태구(맨 왼쪽부터). 사진제공｜시네마서비스·워너브러더스코리아
대작 영화가 ‘발굴한’ 배우들이 추석 극장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준비를 마쳤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7일 개봉하는 ‘고산자, 대동여지도’(제작 시네마서비스)와 ‘밀정’(제작 워너브러더스코리아)이 흥미로운 소재와 뭉클한 감동, 배우의 활약으로 연일 화제인 가운데 조연으로 참여한 연기자들의 재능까지 새롭게 시선을 모으고 있다. 유준상과 김인권 그리고 엄태구 등 3인방이 그 주인공이다. 그동안 왕성하게 활동한 배우들이지만 이번에는 전혀 다른 개성으로 연기의 외연까지 넓힌다.
유준상과 김인권은 ‘고산자’에서 이야기를 든든히 채운다. 웃음기도 덜어냈다. 유준상은 주인공인 차승원이 연기한 지도학자 김정호와 더불어 또 다른 실존인물인 흥선대원군 역을 맡아 확고한 신념으로 왕권을 강화하려는 정치인의 모습을 완성했다. 연출자 강우석 감독과 처음 만난 ‘이끼’, 두 번째인 ‘전설의 주먹’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해온 그는 이번에도 그 도전을 잇는다. 유준상은 “흥선대원군이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봤다면 어떤 느낌이었을지 항상 상상하며 연기했다”며 “새로움을 추구하는 베테랑 감독과 만남에 설렘을 안고 촬영했다”고 밝혔다. 감초 캐릭터로 인정받은 김인권은 이번에는 웃음기를 거뒀다. 김정호의 유일한 동료로서 믿음직한 모습을 보인다. 영화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지만 그의 드라마틱한 활약 덕에 진짜 존재했을 것 같은 환상을 만들어낸다.
‘밀정’의 발견은 단연 엄태구다. ‘잉투기’ 등 독립영화에서 활약한 그는 ‘밀정’을 통해 단단히 쌓은 실력을 과시한다. 독립군 색출에 혈안인 일본 경찰을 맡아 상대역 송강호와 대립하면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 엄태구와 송강호, 공유가 벌이는 액션 심리극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그런 엄태구를 두고 연출자 김지운 감독은 “영화 ‘대부2’의 로버트 드 니로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고 호평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