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사람은 이경규, 신동엽, 김용만 등 스타 MC들이 새로운 예능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는 슬럼프를 맞을 때에도 굳건히 자신의 스타일을 밀고 나가 이전에는 그 누구도 얻지 못했던 ‘국민 MC’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을 얻었다.
하지만 어느새 유재석과 강호동을 제치고 새로운 예능인들이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많은 이들이 예견했던 ‘유-강 시대’의 완전한 몰락인 것일까.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예능 수명 연장을 시도하고 있을까.
● 강호동, 여성 호르몬이 증가하니 호감도도 올라간다
방송인 강호동이 잠정 은퇴 후 복귀한 이래 부진을 면치 못하자 각 언론은 그 원인으로 “착해졌다”, “파워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강호동은 ‘무릎팍 도사’, ‘스타킹’ 등을 비롯해 복귀 후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내밀었지만 그다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지상파에서는 KBS2 ‘우리동네 예체능’ 정도가 그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하지만 강호동은 그 후에도 자숙 전 보여줬던 파워 넘치는 진행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오히려 그와 맞지 않을 것 같은 프로그램 등을 맡았다. 마치 일부러 ‘넘어지는 연습’을 하는 것처럼.
이렇게 자주 넘어지던 강호동은 이제 케이블 채널과 종합편성채널로 눈을 돌렸다. 특히 강호동은 JTBC ‘마리와 나’에서 동물 예능에 도전하고 ‘아는형님’, ‘천하장사’를 통해 예전의 폼을 조금씩 되찾고 있다.
뿐만 아니라 tvN go ‘신서유기’를 통해서는 웹 예능에 도전하며 활로를 열기도 했다. 비록 최근 ‘스타킹’이 폐지되고 ‘우리동네 예체능’마저 폐지설에 휘말렸지만 강호동이 정상 궤도에 오른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상승세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강호동이 기존 스타일을 버리고 ‘약하고 눈물 많은 남자’로 포지셔닝 된 덕이다. 탁재훈마저 ‘아는형님’에 출연해 “목소리만 그대로지. 남성 호르몬 주사 좀 맞아야 할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강호동은 여성 호르몬이 증가하는 중년 남성이 되어가고 있다.
즉, ‘1박 2일’에서 동생들을 힘으로 제압하던 남자와 ‘아는형님’에서 민경훈의 발차기에 화들짝 놀라는 남자가 둘 다 강호동이라는 데서 오는 재미가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이제 이수근을 넘어 김희철에게도 당하는 처지가 됐다. 콩트에서 김희철에게 ‘핵노잼’ 소리를 듣고도 반박조차 못하는 처지지만 그럼에도 강호동은 그렇게라도 대중의 곁을 지키고 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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